20여종 규제 및 중기적합업 진출 제한…O2O사업 돌발변수 될까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최근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과 M&A(인수합병)로 계열사 합산 자본금이 5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탓이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눈빛이 짙다. 앞으로 대기업으로서 상호출자제한부터 각종 규제에 묶일 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성장판이 막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앞지른 카카오? 모순적인 대기업 지정=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신규 기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이 카카오다. 네이버를 제치고 국내 순수 IT기업 중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단편적으로 보면 카카오의 대기업 집단 지정은 IT업계에 기념비적인 일이다. 제조업 중심인 한국 사회에서 IT기업들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네이버에 비해 매출이 3분의 1 수준인 카카오가 먼저 대기업 반열에 오른데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공정위의 산정기준이 시대에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의 기준은 국내 계열사들의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기는 경우다. 네이버의 국내 계열사 자산총액은 5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라인 등 네이버가 주력하는 해외법인을 포함 시키면 자산총액이 5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해외법인 포함 시 네이버가 카카오에 비해 자산규모가 훨씬 크다는 얘기다.
재계 및 관련 학계에서는 8년 전에 정했던 자산총액 기준을 상향하는 한편 해외법인도 자산 총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옛날 방식대로 개별 재무재표를 합산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며 “연결재무제표를 따지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골목 상권 침해 논란부터 인터넷은행까지 ‘첩첩산중’=앞으로 카카오에 ‘대기업’ 꼬리표가 달리면서 득(得)보다는 실(失)이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기업 집단에 진입할 경우 받게 될 명시적 규제만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에 걸쳐 35개에 달한다. 다만 카카오는 현 상황에서 계열사 출자방식의 투명성 등에서 기존 대기업과 엄격히 다르기 때문에 대기업에 지정돼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주력하는 O2O(온·오프라인연계) 신사업 분야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에만 카카오 드라이버, 카카오 헤어샵 등 신규 O2O 사업 4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자들의 저항과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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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는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매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발표한다.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어기면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은 걸리는 현안이 없어도 향후 또 다른 신사업 추진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가 주력하고 있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사업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아 현행 은행법상 금산분리 조항만 풀리면 인터넷은행 지분을 50%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호출자제한 규정에 묶이면서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도 지분을 늘리기 쉽지 않게 됐다.
다만,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상호출자제한기업도 은행 지분을 50%까지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추가로 발의해놓은 상태라 이 법의 통과 여부에 따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현행법에 따라 지분 10% 기준에 맞춰 카카오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며, 출범 일정이나 사업 추진 관련 전혀 문제가 없다”며 “향후 은행법이 개정된다면 지분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