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딥러닝 강화한 새 OS 공개…구글 등 IT공룡들, 딥러닝 기술 발판으로 클라우드·홈IoT로 확전

“시리야, 위챗으로 낸시에게 내가 5분 늦을 거라고 전해 줘”
단상에 오른 애플 임원이 이렇게 말하자 위챗 대화창에는 “내가 5분 늦을 거야”라는 글자가 자동으로 작성됐다. 이용자는 내용을 확인하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13일(현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6’에서 공개된 인공지능서비스 ‘시리’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구글에 이어 애플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결전에 돌입했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두 공룡이 AI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인 딥러닝을 앞세워 미래 IT생태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생태계 확장 필수 기술 ‘딥러닝’에 올인하는 공룡들
이날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아이패드용 차기 OS인 ‘iOS 10’의 핵심 기술은 ‘딥러닝’이다.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문자 메시지 기능인 ‘아이 메시지’,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공개됐다.
사용자가 단문이 아니 다소 긴 문장을 적으면 시리가 어떤 말을 할지 예측해 텍스트로 보여주는 ‘퀵타입(QuickType)’이나 ‘어디야?’와 같은 문자를 받으면 아이폰 사용자가 있는 장소를 인지해 보여주는 기능 등이 주목을 받았다.
사진첩에서 사진을 고를 때 원하는 사람을 빨리 찾을 수 있게 얼굴을 인식해 분류해 주고 풍경도 산, 바다 등으로 구분해 모아준다. 연관된 시기, 인맥, 지역 등에 따라 사진을 분류해주는 서비스는 딥러닝에 기반 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시리를 애플 맥 컴퓨터로 적용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애플이 이날 공개한 서비스들은 구글이 이미 서비스하고 있거나 공개한 것들과 궤를 같이한다. 구글은 지난달 진행한 ‘구글 IO 2016’에서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기반으로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와 이를 활용한 스마트 메신저 ‘알로’ 등을 공개하며 AI 생태계 경쟁에 포문을 연 바 있다.
◇개인비서·홈IoT·클라우드 시장으로 확전
애플과 구글이 딥러닝에 집중하는 이유는 AI 환경을 통해 공고화될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AI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 모두 홈IoT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스피커 형태의 디바이스 ‘구글홈’을 공개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개인 비서 서비스를 탑재한 기기로 이미 홈IoT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확장 중인 아마존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애플은 강화된 시리를 애플TV에 적용하며 스마트홈 생태계 확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시리가 검색 범위를 유튜브로 확장하면서 이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줄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생태계 확대를 위해 구글과 애플은 음성 서비스 방식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외부 업체들과의 제휴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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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은 외부 기업에 자사 음성인식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을 확대하면서 외부 개발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애플도 이날 시리를 비롯 지도, 아이메시지 서비스 등을 다른 회사가 개발한 앱과 연동해 쓸 수 있게 하면서 생태계 확장을 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