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규제 입법 움직임에 게임업계 긴장감 고조 "자율규제 보완 기회 줘야"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존폐 기로에 섰다. 관련 법에 규제를 명시하자는 국회의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 모두 "법적 규제 필요"… 개정안 발의=확률형 아이템은 개봉 방식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뽑기 아이템이다. 보통 고급 아이템이 저급 아이템보다 나올 확률이 낮으며, 게이머는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캐릭터와 무기 등 아이템 성능을 높이는 '인챈트'(강화, 업그레이드 등)도 일정 조건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으로 분류한다. 부분 유료화 게임의 주요 수익모델이다.
최근 게임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 내부 또는 아이템 구매 시점에 확률형 아이템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 정보를 명시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과 과소비 등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국회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 입법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의원은 지난해 3월에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19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아쉬운 자율규제, 존폐 논란 자초=당시 게임업계는 규제 입법을 막기 위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주도로 자율규제를 마련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자율규제 이행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 평균 자율규제 이행률은 90%에 달하지만 게임 내부 또는 아이템 구매 시점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임이 더 많은 실정이다. 공식 카페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수다. 자율규제에서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정보 공개 장소를 선택하도록 규정한 탓이다.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선 자율규제 이후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자율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것 역시 허점으로 꼽힌다.
◇위기감 느끼는 게임업계 "자율규제 기회 달라"=게임사들은 국회의 규제 입법 움직임에 "전 세계 유례없는 법적 규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과도한 규제로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시장 규모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게임사 관계자는 "실제 입법이 이뤄진다면 국내 서비스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잇따를 것"이라며 "모바일게임의 경우 '글로벌 원빌드'(동일한 버전의 게임을 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게임배급 방식)로 서비스가 불가능해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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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업계 최초로 마련한 자율규제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율규제를 보완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규제 입법부터 추진하는 건 성급하다는 의견이다.
K-iDEA 관계자는 "정부에서 게임산업 진흥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규제 입법은 이를 역행하는 조치"라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에서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자율규제에 대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강화된 자율규제를 내놓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