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 귀빈식당이라도 만들어야"…김영란법에 술렁이는 관가

"구내 귀빈식당이라도 만들어야"…김영란법에 술렁이는 관가

경제부 기자
2016.07.12 05:08

[김영란법 이대로 괜찮나]각 부처별 설명회 줄을 이어…공직사회 "여전히 아리송, 일단은 몸 사리자"

[편집자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80일도 남지 않으면서 기업 관가 등 관련 '현장'에서는 궁금증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호한' 법규정을 시행령이 완전히 해소해 주지 못하고 명쾌하게 책임 있는 답변을 해 주는 곳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자칫 부정청탁의 '근원지'로 몰릴수 있어 극도의 몸조심에 나서고 있다. 경제활동 위축, 민간 영역에 대한 과도한 규제, 표적수사 등 남용 가능성 등 우려되는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는게 현장의 목소리이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둔 현장의 고민과 의문점을 들어봤다.
한국자영업자총연대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영란법 시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자영업자총연대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영란법 시행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각 부처는 순차적으로 김영란법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교육을 진행 중이다. 부처별 공무원 행동강령 개정작업도 이뤄진다.

공직사회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행동강령에 따른 규정이 엄격해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는 쪽이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복잡해진다. 각각의 상황별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처별 감사담당관실을 중심으로 각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별도의 대응지침은 내려오지 않았지만,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감지된다. 한국은행과 같은 기관은 귀빈식당을 신설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6월30일부터 7일18일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권역별 순회 설명회를 개최한다. 지금까지 강원, 수도권, 충청권, 전남권, 전북권 등 총 5곳에서 설명회가 진행됐다. 18일에는 정부부처가 몰려 있는 세종에서 설명회가 열린다.

부처별로는 이미 자체 설명회가 진행된 곳들이 많다. 해양수산부는 3월에 총 4200부의 김영란법 관련 리플릿을 제작, 배포했다. 여성가족부는 5월에 외부전문강사를 초빙해 직원교육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6월부터 지방청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렴교육’을 진행 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내부교육을 실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중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김영란법 시행이 임박하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기재부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관련법이 확정되면 내부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각 부처는 협업시스템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해양수산부 등 7개 중앙부처는 지난달 5일 청렴 파트너 협업 회의를 진행했다. 청렴 정책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9월 중으로 2차 회의가 열린다.

중앙부처의 움직임에 따라 산하 기관들도 바빠졌다. 한국전력은 총 35명을 투입해 전 직원 대상 공직기강 점검에 나선다. 한국은행은 김영란법 대응 차원에서 본관 국내 식당을 일부 개조해 귀빈용 식당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김영란법 관련 내부교육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공무원들의 반응은 여전히 “아리송하다”는 것이다. 상황별로 위법 여부를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이를 위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윤리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 받은 공무원들의 특성상 김영란법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은 조심하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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