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엿보기]역량 떨어진다는 지적에 "업무량 결코 적지 않아…초기 세종과 비교하면 낭비 줄어"

최근 일부 언론이 세종시 관료사회를 '갈라파고스섬'에 빗댄 것과 관련, 세종살이 4년차를 맞는 공무원들의 심기는 몹시 불편하다. 원해서 내려온 것도 아닌데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살인적인 업무 일정에,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지만 일부의 이탈을 침소봉대해 전체 공직사회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세종시 관료사회를 외부와 동떨어진 곳을 의미하는 '갈라파고스섬'에 비유했다. 게다가 관료들의 역량이 세종으로 내려간 뒤 '지방화'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목요일 오후는 주말분위기'라거나 '오후 6시가 되자마자 퇴근해서 농구 등 취미생활에 몰두한다'고 비판했다. '민간과 교류가 끊긴 관료사회', '중앙부처의 시골 공무원화' 등의 표현까지 사용됐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 상당수는 불쾌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젊은 사무관은 "과거 선배들 못지않게 업무에 매진하는데 공무원들을 싸잡아 한가하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에 근무하는 다른 사무관은 "지난 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대응했고 올초 서비스발전전략, 청년여성취업대책,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을 준비하면서 월간 100시간씩 초과 근무를 했다"며 "공무원 초과근무 인정 상한선이 57시간이라 나머지는 초과근무 수당 없이 일해야 하고 여름휴가 역시 '언감생심'인데 퇴근해서 놀기 바쁘다는 비판은 과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무관도 "관점에 따라 비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이나 S&P(스탠다드앤푸어스) 신용등급 인상 등 성과도 많이 냈는데 그런 것들은 모두 무시하고 함량 미달이라고 평가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이주가 불가피한 결정이었던 만큼 최선의 업무성과를 내기 위한 나름의 근무방식이나 조직문화 개선노력을 가감 없이 평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길과장', '길국장'으로 불리며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은 여전하다. 출장 핑계로 땡땡이를 치다 적발된 이른바 '사라진 김과장' 등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법이나 예산심의 시 간부들과 실무진들이 영상회의를 적극 활용해 지리적 여건을 극복한 경우가 많고 민간 전문가들과 영상협의도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삶의 질이 나아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과천청사 시절과 비교해 출퇴근 시간, 집값 등 정주여건 개선으로 업무 능률이 올랐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무관은 "과거에는 비상시 무턱대고 청사에서 기다릴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집에서 대기해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며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안정감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에 대해 헌신만 강요할 게 아니라 일한만큼 보상 받는 합리적 보상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는 요구도 많다. 특히 국회와 행정부 간 관계를 재설정해 국회가 열릴 때마다 부처 간부들이 총출동하는 비효율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처 한 사무관은 "초기 세종시대에 발생한 낭비들이 최근에는 많이 줄었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과도기라고 볼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