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8월 4일.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한 방송인 조형기가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 그는 만취 상태로 32세 여성을 사망하게 한 뒤 사체를 도로 옆 숲속에 유기했다.
조형기는 옷에 피해자의 피를 묻힌 채, 사고 장소에서 멀지 않은 도로에 차를 세우고 잠이 들었다가 검거됐다.

35년 전 8월3일, 조형기는 전날 촬영 차 강원도 정선을 함께 찾은 국방부 홍보 영화 '푸른 상처의 멜로디' 제작진, 출연진들과 회식 자리를 가졌다.
조형기는 자신이 묵는 여관을 찾아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만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음 날 아침부터 소주를 들이켰다. 조형기는 아침에 소주 1병, 정오에 맥주 3캔, 오후 2시~3시 사이에 소주 1병 이상, 저녁에 소주 1병을 더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았다.
만취한 조형기는 42번 국도의 정선읍에서 북평면 방면으로 주행하던 중 덕송리 구간에서 사람을 들이받았다. 32세 여성이었다. 조형기는 차를 정차한 뒤 피해자의 시신을 사고 현장에서 12m 떨어진 도로 옆 숲속에 유기했다. 그는 다시 차에 돌아와 운전했고 사고 장소에서 멀지 않은 비포장도로에 차를 세우고 잠이 들었다.

조형기는 다음 날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오른쪽 손목과 우측 무릎, 반바지 등에 피해자를 옮기느라 묻은 피해자의 피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조형기의 승용차 전조등에서는 피해자의 살 조각이 발견됐다.
7시간 정도 수면 후 측정한 조형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무려 0.26%였다. 당시 면허 취소 기준이었던 0.1%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조형기는 그 자리에서 체포된 후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구속됐다.
만취 운전 중 사람을 치어 죽게 했지만, 그는 심신미약이 인정돼 1심 징역 3년, 2심 징역 5년이라는 낮은 형량을 받았다.
그럼에도 조형기는 국선 변호사를 해임,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변호사로 교체하고 이어 서울고등법원장직에서 퇴임한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은 또 다른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전관예우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조형기는 대법원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으로 사건을 환송해 다시 심판하게 되는 파기환송심 재판에 섰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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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조형기가 사체를 유기하지 않았다면 손과 무릎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었을 리 없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사체 유기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조형기가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990년대 초반은 PC통신조차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라 조형기의 음주 뺑소니 시신 유기 사건은 금방 잊혔다.
이에 따라 조형기는 1993년 3월 집행유예 조치로 출소한 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3월19일 MBC 베스트극장 '사과 하나 별 둘'로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드라마 '엄마의 바다' '사랑을 그대 품 안에', 예능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쟁쟁한 작품에 그대로 출연했다. 음주 사고를 내고도 맥주 광고를 연이어 찍기도 했다.
조형기는 2010년 무렵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킬러조' 밈이 확산하며 부정 여론에 휩싸였다. 조형기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결국 조형기는 2017년 MBN '황금알'을 끝으로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당했다.
조형기는 2020년 1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인터넷 방송인으로 복귀를 꾀했지만, 누리꾼들의 사과 요구와 비난이 쏟아지자 4개월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2022년 10월6일, 한 미국 거주자에 의해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2023년 4월 원로배우 한지일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서 거주 중임이 알려지기도 했다.
2023년 MBC는 자체 심의를 거쳐 조형기를 노출하면 안 되는 '심의 의견 연예인'으로 분류한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실제로 '라디오스타'는 자료화면에 함께 담긴 조형기의 사진을 블러 처리했다.
특히 조형기는 2024년 연말 국내 밤무대에 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행사에서 MC를 맡은 조형기는 "텔레비전에 나올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분들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고 감동이다"라며 "XX할 XX들이 애들 프로밖에 안 만든다"고 욕설을 던지기도 했다.
조형기는 이어 "내년에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으나, 사실상 그의 재기는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