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빛본 북한인권법, 오늘 시행…의미와 남은 과제는

11년 만에 빛본 북한인권법, 오늘 시행…의미와 남은 과제는

박소연 기자
2016.09.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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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부가 北 인권실태 조사·기록, 北주민 인권증진 효과 기대…법적용 대상·실효성·남북관계 악화 등 논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정책 민관합동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번 세미나에서는 북한인권정책 방향과 북한인권기록센터·북한인권재단 운영 방안, 민·관·국제협력 방안, 북한인권법 시행령 관련 제언 등이 논의된다.2016.4.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인권정책 민관합동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이번 세미나에서는 북한인권정책 방향과 북한인권기록센터·북한인권재단 운영 방안, 민·관·국제협력 방안, 북한인권법 시행령 관련 제언 등이 논의된다.2016.4.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30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인권법의 시행령을 의결함에 따라 북한인권법이 4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김문수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처음 발의한 이후 진통을 겪다 11년 만인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먼저 정부는 통일부 산하에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 북한 인권실태 조사와 관련 연구, 정책 개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하게 된다. 여야 추천 인사 각 5명, 통일부 장관 추천 인사 2명 등 12명으로 구성된다. 다만 시행일인 4일까지 국회에서 이사진 선정이 완료되지 않아 재단이 출범하진 못한 상태다.

북한인권법의 또 다른 축은 '북한인권기록센터'다. 정부는 그간 민간단체 등에서 정부에 위탁받아 진행했던 북한 인권 실태조사를 이 센터를 통해 직접 주관한다. 센터에서 취합된 관련 자료는 3개월마다 법무부에 이관하고 법무부 인권기록보존소에서 이를 관리한다.

이 밖에도 북한인권법의 시행으로 북한 인권 증진에 대한 정책을 자문하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가 통일부에 설치된다. 통일부 장관은 대학교수나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조교수 이상의 직위로 10년 이상 있었던 사람 등을 국회 추천을 받아 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다. 북한 주민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담당하는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도 임명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이 법이 시행됨에 따라 정부가 직접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기록하게 됨으로써 이것이 북한 정권에 선언적·상징적 메시지를 줄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통일 후 반인권 행위의 처벌 혹은 과거사 청산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나경원 외통위원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정부의 국정 핵심 법안 중에 하나인 북한인권법이 의결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나경원 외통위원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정부의 국정 핵심 법안 중에 하나인 북한인권법이 의결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인권 실태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의 반인도적인 범죄 실상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이를 토대로 인권 개선을 추진해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와 정책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법 시행으로 인해 법무부 검사도 파견되고 법적 절차도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더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공정한 조사와 기록 보존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중요성을 환기시키면 북한 당국도 변화할 수 있고 긍정적 방향으로 나올 수 있다"며 "(미래의 인권 관련) 처벌이 목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존 민간의 북한인권기록 활동과 정부의 실태조사의 차별화가 적고, 기존 북한 인권 관련 단체들과 정부가 마찰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범죄의 직접 검증이 어려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라 제3국 소재 탈북민 지원을 놓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인권법 제3조는 법 적용을 받는 북한 주민의 범위를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 거주하며 이 지역에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 등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탈북민의 한국행을 도와주는 단체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상당수 존재해 정부는 외교적·법적 문제를 고려해 적용 범위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권법을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북한은 각종 매체 등을 통해 비난을 이어가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이 실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보다는 대북 압박의 수단으로 쓰여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이란 우려는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북한은 지난 1일 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북한인권법 시행이 "행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인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며, 체제대결 선언이자 전쟁도발행위"라고 반발했다. 2일엔 남조선인권대책협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공화국에 인권문제란 존재하지 않으며 있을 수도 없다"며 "남측의 파멸만을 촉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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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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