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입주 집중에 전셋값 하락…향후 물량 부담은 세종시>강동구

새 아파트 입주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종시와 서울 강동구 전세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때 전세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 신호까지 감지된다.
3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아파트 평균 전세시세는 올 들어서만 1.26%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 하락률이다. 연초 이후 아파트 전세시세가 1% 이상 내린 곳도 강동구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에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74% 뒷걸음질쳤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이른바 기타 지방 중 하락률 1등이다.
강동구와 세종시 전세시세는 올 들어 3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엔 나란히 0.30% 하락하며 전국 전세시세 하락률 1·2위에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연초 집중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동구는 올해 1월 한 달간만 3725가구 규모의 아파트 입주가 진행됐고 세종시는 2~3월 두 달간 2889가구의 입주가 이어졌다. 단기간에 아파트 입주가 집중돼 전세물건이 급증하고 시세는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세종시 보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아파트 단지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물건을 내놓아도 몇 달째 입주자가 나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니 전세물량도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보람동 중흥에코시티 전세시세는 84㎡형을 기준으로 올 들어서만 2000만~3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운동 고운뜰아파트 74㎡형 전셋값도 3000만~5000만원가량 내렸다.
강동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삼성아파트는 59㎡형을 기준으로 올 들어 1000만~3000만원 하락했고, 명일동 고덕 주공9단지 83㎡형 전셋값도 4000만~5000만원 빠졌다.
다만 하반기에는 강동구와 세종시 전세시장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강동구는 둔촌 주공아파트 6000가구, 길동 신동아 1200가구 등 대형 재건축 단지들의 본격 이주가 대기하고 있는 데다 남아있는 신규 입주물량도 제한적이다. 하반기 이주 수요가 단기 집중될 경우 전세물건이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세종시는 연말까지 1만2000가구 넘는 입주가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강한 데다 정부기관 이주도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물량부담을 털어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입주예정물량을 보면 강동구는 7월 999가구, 11월 687가구 등 올해 남은 입주물량이 총 1686가구인 데 비해 세종시는 이달 6809가구를 시작으로 △5월 672가구 △7월 510가구 △9월 1164가구 △10월 2524가구 등 연말까지 총 1만2543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단기간에 입주물량이 집중되면서 전세시세가 약세를 보이지만 두 지역 모두 수요가 꾸준해 전셋값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다소 입주물량 부담은 있지만 생활인프라나 학군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