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정책 결정되면 따르겠다" 입장선회..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도 "강력 추진"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대책 공약 중 하나였던 '이동통신 단말기 분리공시제(이하 분리공시제)' 도입 논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분리공시제 추진 의사를 밝힌데다 그간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삼성전자(225,000원 ▼7,000 -3.02%)가 "정책이 결정되면 따르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여서다.
분리공시제는 공시지원금(보조금) 가운데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따로 공시토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4년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정 당시 도입 여부가 검토됐으나 단말기 제조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유 후보자 "분리공시제 강하게 추진"..삼성전자 "정책 따르겠다"=유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인사 청문회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과 관련해 "분리공시제는 앞으로 강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 중 하나로 분리공시제를 내세웠지만 지난달 발표된 통신비 인하 방안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유 후보자가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 공약 이행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분리공시제가 도입될 경우 지원금 출처가 명확해져 투명한 유통질서가 확립되고 제조사가 지원금을 늘리는 대신 휴대폰 출고가를 인하, 소비자 혜택이 커질 수 있어 통신비 부담 경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입장 변화가 주목할 만 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윤종오 무소속 의원이 "분리공시제를 왜 삼성만 반대하느냐"고 질의하자 증인으로 참석한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모바일영업팀장(전무)은 "국가별로 마케팅 비용이 달라 한 국가의 마케팅비가 공개되면 자칫 글로벌 경쟁력 저해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정부 정책이 결정되면 따르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영업 기밀 노출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분리공시제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3사와 LG전자는 분리공시제 도입에 찬성한 반면 삼성전자만 이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된 자료에서 삼성전자는 "단말기 가격은 제품의 성능, 디자인, 수요와 공급 등 시장 상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분리공시가 된다고 해서 단말기 가격이 인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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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최근 분리공시제 도입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일명 리베이트로 불리는 판매장려금도 공시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전무)은 “휴대폰 유통시장이나 보조금 구조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좀 더 깨끗하게 해야 한다"며 분리공시제 찬성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분리공시제 도입 힘 받나..일부선 "소비자 혜택, 글쎄.."=유 후보자가 분리공시제 도입 의사를 분명히 한데다 삼성전자의 입장 선회로 제조사 반발이 약화되면서 업계에서는 분리공시제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최명길 의원,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분리공시제 도입을 담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최명길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판매장려금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일부에서는 분리공시제 도입 시 단말기 가격에 거품을 걷어내 가계통신비를 인하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이통사와 제조사의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지원금 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실제 소비자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매장려금을 제외하고 지원금만 분리 공시할 경우 오히려 불법 보조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리공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영향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유통점 수익구조 노출에 따른 혼란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