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성장전략 등 '세 개의 화살'로 요약된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명중했는지 평가하기 이른 면이 없지 않다. 그래도 지표와 실물 경기를 보면 성공적이란 평가가 많다. 아베 성적표를 그의 이름을 본 따 ‘ABE’라고 하는 이도 있다. 아베노믹스 창시자로 유명한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의 평가다. 그는 지난해 말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은 A학점, 재정정책은 B학점, 성장전략은 아직 모르니까 E학점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베를 영어로 쓰면 'ABE'니깐 이런 방식으로 아베노믹스를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이치 교수 말대로 첫 번째 화살은 그대로 과녁에 명중했다. 바로 대담한 금융정책이다. 일본은행과 정책공조를 통한 양적완화로 2년내 물가상승률 2%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정책을 추진했다. 무제한 금융완화, 일관된 정책 추진으로 시장의 신뢰를 쌓았다. 디플레에 빠진 일본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유발하면 물가상승률 2% 달성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그리고 아베노믹스 추진 1년만에 경제지표가 개선됐고 최근에도 엔저로 인한 주가상승을 비롯해 성장률 상승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하지메 타카타 미즈호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베노믹스의 통화정책으로 주가가 대략 2.5배 올랐고, 환율이 1.5배 떨어졌다”며 “금융완화로 주가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졌기 때문에 긍정적 효과를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노믹스로 얼어붙었던 일본의 경제가 녹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이 국채와 ETF(상장 투자신탁), J-REIT(부동산 투자신탁) 등의 대량 매입을 통해 본원통화량을 2012년 말 138조엔에서 2014년말엔 270조엔으로 2배 늘린 덕분이다.
오쿠다 사토루 일본 아시아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금융정책인데,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고 이는 기업 수익성으로 연결돼 주가가 상승했다”며 “아베가 반드시 엔화의 가치를 낮추겠다는 일관된 신념으로 금융정책을 추진한 결과 첫 번째 화살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아베가 소비세 인상(8%→10%) 시기를 올해 10월에서 2017년 4월로 연기하면서다. 구로다는 아베에게 지속가능한 재정구조를 확립하는 건 국가 전체가 나서야 하는 과제고, 재정건전화 목표 달성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책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구로다는 지난 10일에도 "엔화 값이 더 떨어지기 어려워보인다"는 미묘한 말을 남겨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두 번째 화살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내각 출범 직후 GDP의 2%에 달하는 10조3000억엔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실질 GDP 2%포인트 상승과 고용 60만명 증대 효과를 봤다. 앞으로 10년간 100조~200조엔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세 번째 화살은 아직 물음표다. 아베노믹스 전체에 대한 평가가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조개혁 등을 담은 성장전략이 성공해야 아베노믹스 전체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완화나 재정확대 정책만으론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수히코 타니가와 와세다대학교 상학부 교수는 "세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은 아직 진행 중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며 "성장전략을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거나,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