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68만원, 어떻게 살아요"…9급 공무원 경쟁력도 떨어졌다

세종=조규희 기자
2023.02.14 16:04

[MT리포트] 철밥통 공직사회, 성과주의로 깬다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꺼낸 우주항공청의 '연봉 10억 공무원' 이슈가 경직된 현재의 공직사회에 자극을 주고 있다. '철밥통'과 '노후보장' 같은 공식은 옛말이 되고 이제 공직사회는 민간과 인재잡기 경쟁, 서비스 경쟁을 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공직사회를 진단하고 과거의 경직성에서 벗어나 능동적 공직사회로 변모할 방안을 찾아본다.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서 국가직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시장 경제에서 '급여'는 인재 유치의 기본이다. 높은 임금, 좋은 보상 패키지는 개인의 직업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는 곧 조직에 대한 입사 경쟁률로 나타난다.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지난 2013년 74.8 대 1에서 지난해 29.2 대 1로 떨어졌다.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는 신입 공무원들의 곡소리가 영향을 미쳤다.

낮은 임금, 취업 경쟁률 하락은 우수한 인재 유치 실패로 이어진다. 경쟁력은 떨어진다. 다시말해 법과 원칙에 따라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의 대국민 공적 서비스 품질이 하락하고 공공 정책을 구상하는 등의 국가 시스템 유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급 일반직 공무원 1호봉 월지급액(세전)은 168만6500원, 7급 1호봉의 경우 192만9500원이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같은 해 재직기간 5년미만 퇴사자는 1만693명으로 2017년 5181명, 2019년 6663명에서 크게 늘었다.

20년 경력의 일선 공무원은 "'현재'를 살 수 있는 월급이 9급 공무원은 최저임금 수준이고 '미래'를 보장해줬던 공무원연금도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소위 철밥통이라는 '신분 안전' 이외에 공무원의 메리트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재 유치에 실패하고 인력 유출이 심해질수록 공적 서비스의 품질 하락이 우려된다. 이 공무원은 "급여와 업무 성취도를 중요시하는 세대가 봤을 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고 결국 우수한 인재는 다른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며 "소위 스펙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신입 공무원들이 예전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영향은 행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 단편적으로 한국법제사법연구원에서 수행한 '2019~2021년 국민 법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행정부에 대한 국민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다. '공무원은 공익을 추구한다'라는 질문에 3400여명의 국민 중 40%가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가 7.1%, '별로 그렇지 않다'가 33.1%, '대체로 그렇다'가 50.2%였다.

공무원의 업무 동기부여를 증진하고 공적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과금과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직무 성격이 절차보다는 결과가 중시된다"며 "예를 들어 대졸 초봉 임금보다 월등히 낮다고 확인되면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며 동기부여 차원과 공무원이라는 직무 영역을 고려한 성과 평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원장은 "공무원의 업무는 정량화하기 어렵다. 공적 봉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대 평가를 강요하면 안된다"며 "대다수 공무원은 정해진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지금처럼 모든 부처가 일률적으로 SS, S, A, B, C, D 등급 등으로 나누는 성과 평가는 좋지 않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 관리직 공무원은 "매년 성과평가를 할 때마다 괴롭다. 업무에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직원들의 등급을 나눈다"며 "현재 시스템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일률적 성과 평가보다는 부처에 따라 업무별 성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처 특성에 따른 성과 지표를 마련하고 부처 내 업무 특성에 따라 성과금과 보직 이동의 기회가 차등으로 부여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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