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외국 인력 활용 관련 규제를 풀어 빈 일자리를 메우는 대책을 발표한다. 예컨대 택배 분류 업무에 구소련·중국지역 등 해외동포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당초 밝혔던 외국인이 10년 이상 일하도록 하는 '장기근속 특례제도' 추진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월 중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빈 일자리 방안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력 도입을 유연화하는 대책을 발표한다. 다음달초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개괄적인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국내 고용시장은 이른바 '3D 업종(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을 기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빈 일자리 수는 21만6000명이다. 펜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일자리 등에서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정부는 관련 대책으로 외국 인력 활용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어 능력을 갖춘 방문취업 동포(H-2) 비자를 택배분류 업무에 허용해주는 방안이 좋은 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택배분류 업무에 H-2 비자를 가진 외국인력의 취업을 허용하는 방안이 있다"며 "한글을 알아야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동포 위주로 풀어 인력을 수급하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비전문취업(E-9) 등 취업비자의 근속 제한을 풀어주는 방안도 있다. 정부는 당초 발표대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해 기술 숙련되거나 한국어 능력을 갖춘 외국인력을 우대하는 E-9 외국인력 장기근속 특례 신설을 검토 중이다. 출국 후 재입국 없이 최대 10년 이상 체류하면서 근무하도록 하는 대책이다. 법 개정 사안으로 정부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제조업 일자리난을 고려해 정부가 제조업 사업장(50인 미만)의 총 외국인고용허용 인원을 20%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고용허가제도 보완할 수 있는 사안이다. 고용허가제는 국내에 있는 우리 기업이 국내인력을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외국인력 도입이 필요할 경우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외국인력을 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이날 일자리 TF(테스크포스)를 열고 기존의 지정한 구인난 6대 업종(조선·뿌리 제조업, 물류운송업, 보건복지업, 음식점업, 농업, 해외건설업)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키로 했다. 또 구인난 4개 업종(수산업, 해운업, 자원순환업)을 추가 선정한다.
정부가 외국인 인력 유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가시적 성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한 E-9 신규 도입 쿼터 8만명(재입국 제외) 중 60%(4만8000명)를 상반기 배정하는 등 인력 부족이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인력 공급을 늘리고 있다.
또 5월 말 기준 계절근로자(E-8) 쿼터를 1만3000명으로 확대하고 체류 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8개월 이내로 연장했다. 재외동포(F-4)도 음식점업 및 숙박업 등에서 추가로 6개 세부 직종에 취업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자 제한 등을 풀어 필요한 업종에 외국 인력을 더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일부 내용이 담길 가능성도 있는데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