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관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수출타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조업일수 효과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미국 상호관세 등 여파로 두 자릿수대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발(發) 고율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며 조만간 '수출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단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2025년 9월1~2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이 기간에 수출액은 40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해당 기간 9월 기준 최대 수출액이다.
하지만 9월 중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건 지난해 9월14일부터 18일까지가 추석연휴였던 영향이 크기 때문이었다. 실제 올해 9월1~20일 조업일수는 16.5일로 추석연휴가 있던 지난해(13일)보다 3.5일 많았다. 이에 따라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4억3000만달러로 1년 전(27억2000만달러)보다 10.6% 감소했다.
일평균 수출액이 크게 줄어든 건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지난달 7일부터 대미 수출품에 15%의 상호관세가 적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9월1~20일 하루 평균 대미 수출액은 3억968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수출액(4억7485만달러)에 비해 16.4% 감소했다. 조업일수 차이에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는 품목별·국가별 수출에도 작용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상호관세 적용유예 만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월말 큰 틀에서 관세협상을 타결했지만 대미투자펀드 3500억달러의 투자 세부내역과 운용방식 등 후속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는 합의가 불가하단 원칙이다. 기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제와 외환보유액을 비롯한 경제규모 등을 감안해서다. 속도전을 원하는 미국의 거센 압박에 따른 섣부른 양보가 국익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통화스와프 없이 우리가 미국에 현금으로 3500억달러어치를 투자한다면 1997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한국으로선 당장의 수출타격은 고민되는 지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미국 관세영향이 확대되면서 내년 재화수출이 올해보다 0.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5월 전망(+0.7%)보다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자동차 관세도 아직 15%로 낮추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이 반도체에 고율의 품목별 관세를 예고한 것도 한국 수출에는 악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적지 않은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에서 우리 반도체가 중간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반도체 교역국에 대한 반도체 관세인상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