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460원대를 위협하며 고점을 시험하고 있다. 외국인의 증시 매도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1500원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은 달러약세 전환 시그널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종료 기대감이 확산하며 달러화 강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등 복합적인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5.5원 내린 1451.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7일 야간거래 종가가 1461.5원을 찍으며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소폭 진정된 흐름이다.
최근 환율급등은 달러 절대가치 상승보다 원화의 상대적 약세에서 비롯됐다. 지난주 달러인덱스는 0.15% 상승에 그친 반면 원화는 1.95% 떨어져 주요국 통화 중 낙폭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엔화·파운드화는 모두 소폭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증시이탈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한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약 7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원화 매도세를 키웠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일시적 안정세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연 200억달러 내외의 대미 현금투자 부담과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증가가 원화약세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올해 1~9월 거주자 해외증권 투자액은 998억달러로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액의 3배를 웃돈다.
다만 이날은 달러강세가 일단락되며 환율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역대 최장기(40일째)로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조만간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의회 상원은 9일(현지시간) 임시예산안을 본격 심사하기 위한 절차표결을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통과시켰다. 셧다운이 장기화될 땐 달러 강세 요인이지만 해제국면에서는 오히려 달러약세와 원화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이 1420~148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연방정부 폐쇄는 추수감사절 이전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달러강세는 단기급등에 그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업체들이 보유 중인 달러를 환전하고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1420원대까지 조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봤다.
신한은행은 이번주 환율을 1440~1470원으로 제시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외인들이 코스피에서 돌아서자 원화가치가 유난히 약세를 보였다"면서 "외환시장도 증시가 창출하는 수급에 민감하고 서학개미의 꾸준한 미국 투자까지 더해져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 징후가 감지되면서 투매로 일관하던 성장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최근 원화 위험자산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전환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