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노동계는 변화한 노동시장에 맞게 제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 논의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고용노동부의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적용 논의를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 주장을 펼쳤다.
먼저 노동계는 플랫폼·특수고용 등 도급제 노동자까지 최저임금 범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의 적용 범위 확대는 전통적 경계가 허물어진 현재의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권적 조치"라며 "도급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보장하는 것은 결코 예외적인 특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870만에 달하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은 더 이상 뒤로 미루지 못할 시대적 과제"라며 "지난 10년 이어진 특고플랫폼 노동자 처절한 싸움에 더 기다려라 올해안에 안된다 알아서 살아남아라 식의 결론을 반복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적용 확대 논의 자체가 근로기준법 상 도급제 노동자의 근로자성 여부가 가려져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제도"라며 " 논의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먼저 판단돼야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위가 판단 못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류 전무는 "도급제가 임금을 받는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계약조건‧일하는 방식‧근로시간‧업무강도 등 개별근로자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사정을 최임위가 일일이 검토해 시급 아닌 업무량‧이동거리‧소요시간을 반영해 별도 단위 최저임금을 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법은 현행 근로기준법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다루도록 돼 있다"며 "특히 도급제 종사자 근로자성 부분이 계속 이야기 되는데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임의로 최임위가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양 본부장은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적용하는 게 도급제 종사자 처우를 개선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도급제 고유의 유연성을 위축하고 일자리 감소 부메랑이 날아오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최임위는 도급제 적용 심의 후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논의한다. 노사 양측의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이달 중순 이후 나올 전망이다.
현재 노동계는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경영계는 동결 입장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전년보다 2.9% 올랐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로 6월 말에 마무리 된다. 다만 노사 간 이견으로 대체로 시한을 넘겨 7월까지 심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