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7.5배' 농업재해, 5건 중 3건 '농기계 사고'

세종=이수현 기자
2026.06.05 08:00

정부, 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들녘에서 농민 김경양씨가 농기계를 이용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조생종 운광벼 품종 등 부산지역 일반 벼 모내기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부산 특화 쌀 브랜드 '황금예찬'의 모내기는 내달 1~10일 실시될 예정이다. 2026.05.07. yulnetphoto@newsis.com /사진=하경민

농업 분야 재해율이 전체 산업의 7.5배에 달하자 정부가 농기계 사고를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농기계 안전장치 의무화와 119 자동신고 시스템 도입, 외국인 근로자 안전관리 강화 등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림 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농업 분야는 고령화와 기계화 확대로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해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 분야 재해율은 5.00%로 전체 산업재해율(0.67%)의 약 7.5배 수준이다. 사망률 역시 전체 산업보다 3배 이상 높다. 특히 지난해 농업인 사망자 297명 가운데 174명(59%)이 농기계 사고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을 신설한 뒤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농림 분야의 종합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우선 고위험 농기계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경운기는 기존 보행형 운전대를 핸들형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본다. 고령농이 보유한 노후 기종에 대한 폐차 지원도 검토한다.

트랙터 등 승용형 농기계에 대해서는 운전자 보호구조물 설치 의무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 트랙터·운반차·로더·승용제초기에서 지게차와 굴착기까지 대상이 포함된다.

경보 장치 설치도 의무화된다. 안전벨트 미착용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90초간 경보음이 울리는 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야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사판 설치 기준 역시 자동차·건설기계 수준으로 강화한다.

신속한 구조를 위한 대응 체계도 마련한다. 사고감지 단말기 1297대를 보급해 전도·전복 사고 발생 시 119 상황실에 자동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남·강원·경북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다.

축사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양돈장 슬러리피트와 집수조, 분뇨처리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장비 지원을 확대한다. 축사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자에게는 안전난간과 표지판 설치 등 추락·질식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한다.

고령농·여성농·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안전관리도 확대된다. 정부는 고령농 질병 조기 발견을 위한 왕진버스 사업을 올해 264곳(7만5000명 규모)에서 내년 353곳(8만4000명 규모)으로 늘릴 예정이다.

쪼그려 앉기 등의 작업에 노출된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특수건강검진 연령도 완화된다. 들녘 공동화장실 설치를 확대하고 여성 친화형 농기계도 추가 개발한다.

외국인 계절근로자(E-8)는 비자 신청 단계부터 안전 체크리스트를 제출하도록 한다. 축산 분야 고용허가제(E-9)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태국어·베트남어·네팔어 등 9개 국어 안전교육 자료를 제작해 보급한다. 농기계 구입자금과 청년농 지원사업에 안전교육 이수 요건을 신설하고, 사고 다발 농기계에 대한 실습 중심 교육도 강화한다.

제도적 기반도 갖춘다. 정부는 현행 보험 중심의 '농어업인안전보험법'을 분리해 가칭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방 중심의 농작업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농업인안전보험도 산재보험 수준으로 보장을 강화한다. 2028년까지 현행 보험상품을 보장 수준이 높은 상품으로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안전사고 발생 시 고용농업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아울러 올해부터 농작업 사망재해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관리한다. 2028년까지 비사망 재해 통계도 정보 수집체계를 정비해 국가승인통계로 구축할 방침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농림업인의 재해를 줄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종합대책"이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과제부터 우선 추진해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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