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외인, '빚투'로 맞선 개미들…가계대출 6.9조 '쑥' 2년만에 최대

최민경 기자
2026.06.11 12:00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사진=최민경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식 투자 수요와 가정의 달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대출도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조원 넘게 늘어나는 등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6년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1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4년 8월(+9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3월부터 세 달 연속 증가세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2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중저가 주택 거래 증가와 기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은 6000억원 감소해 지난해 9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타대출은 전월 6000억원 감소에서 3조7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개인의 대규모 주식 투자와 가정의 달 계절적 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2021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당시에는 대형 기업공개(IPO) 관련 자금 수요 영향으로 11조8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예년에도 5월에는 가정의 달 자금 수요로 기타대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가 폭이 컸다"며 "개인의 주식 투자 관련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10조6000억원 늘어 전월(+10조7000억원)에 이어 상당폭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힘입어 5조4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상환을 위한 운전자금 수요가 늘면서 5조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으로 기업들이 은행 대출 등 대체 조달 수단을 활용하면서 1조1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CP·단기사채도 은행 대출을 통한 상환 등의 영향으로 2조1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 흐름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은 수도권 주택시장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시장 흐름과 정부 대책 등을 지켜봐야 한다"며 "기타대출 역시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향후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이 외국인 순매도 물량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신용융자와 기타대출 등을 활용한 이른바 '빚투'가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외부 충격으로 조정을 받을 경우 반대매매 등을 통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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