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 전망치 절반 수준…"반도체 파급효과 한계"

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 전망치 절반 수준…"반도체 파급효과 한계"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8.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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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6.07.15. /사진=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6.07.15. /사진=뉴시스

청년층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한파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이 전망치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침체의 지속으로 하반기 취업자 전망 역시 기존 대비 대폭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역대급 반도체 호황과 수출 증가 덕분에 경제성장률 지표는 개선됐지만 이익이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6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전년 대비 10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2025년 상반기 증가폭(18만1000명)의 절반 수준이며 지난해 말 노동연이 제시했던 올해 상반기 전망치(22만명 증가) 대비로는 절반을 밑도는 부진한 기록이다.

올해 1분기 취업자는 전년 대비 18만3000명 늘었으나 2분기에는 3만2000명으로 증가폭이 대폭 줄었고 5월에는 전년 대비 4만명 감소하며 갈수록 고용지표가 악화했다. 고용률은 0.1%p(포인트) 하락한 62.5%, 실업률은 0.1%p 증가한 3.2%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의 고용이 비교적 견조했지만 20대와 60대는 부진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올해 6월까지 44개월 연속 감소하고 고용률도 26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제조업과 상용직에서 고용 감소가 집중돼 청년층의 괜찮은 일자리 진입이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중심의 생산 증가에도 제조업은 24개월 연속 취업자가 감소했다. 고용 증가는 반도체·조선·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된 반면 고용 감소는 다수 업종에 걸쳐 나타났다. 건설업에서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상반기 실업자는 전년 대비 3만명 증가했다. 구직기간 3개월 미만 실업자는 감소했지만 3~5개월 및 6개월 이상 실업자는 증가해 실업 장기화 조짐이 나타났다.

노동연은 상반기 고용시장에 대해 "취업자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반됐다"며 "고용 증가가 일부 연령·산업에 집중되면서 지난해보다 부진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실적 증가로 국내총생산(GDP)이 크게 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3% 안팎으로 상향조정됐지만 성장의 온기가 내수까지 확산하지 않으면서 고용시장 침체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노동연은 올해 고용시장이 부진한 원인으로 △취업유발계수가 낮은 반도체 중심의 성장 △고령층의 고용 부진 △서비스업 고용 감소 등으로 분석했다.

노동연은 "반도체는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쳐 업황이 좋아도 고용이 크게 늘지 않는 업종"이라며 "수출액 급증도 상당 부분 메모리 단가 상승에 따른 것이어서 고용과 연결되는 실질 생산의 증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구조적으로도 고령층 인구가 늘고 있지만 고령층의 고용시장 신규 진입은 둔화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던 서비스업 고용 역시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감소하며 부진했다.

노동연은 올해 하반기에도 고용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 전망을 기존 21만명에서 10만3000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9만8000명으로 상반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고용률은 62.7%, 실업률은 2.9%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연간 고용률은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하락하게 된다. 2000년대 이후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2003년, 2009년, 2018년, 2020년 네 차례뿐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렸지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거나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노동연은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 안팎에 불과해 반도체 호황의 성과가 공급망 전반으로 고르게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파급효과가 순조롭게 일어나더라도 발표된 투자 계획이 실제 집행되고 전후방 산업의 생산과 채용을 늘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역시 내수 부진과 고용침체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노동연은 "올해 1~5월 누적 실질임금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보다 크게 낮아졌고 임금근로자도 세 달 연속 줄었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고용둔화가 소득과 소비를 약화시키고 소비 부진이 다시 고용을 제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침체가 장가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동연은 "당면한 정책은 반등 자체를 서두르기보다는 고용 둔화로 인한 손실이 누적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은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향후 임금과 경력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력 사다리 유지와 기업의 신규 채용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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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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