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쿠키' 가사 논란 해명에도…외국인 반응은 "외설적"

류원혜 기자
2022.09.01 15:07
왼쪽부터 그룹 뉴진스(NewJeans)의 해린, 하니, 민지, 다니엘, 혜인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진행되는 '뮤직뱅크' 출연을 위해 도착했다./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10대 멤버들로 구성된 그룹 뉴진스(NewJeans)의 노래 '쿠키'(Cookie)가 선정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속사는 의혹에 대해 "불필요한 의심"이라고 전면 반박했지만,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대놓고 선정적"…뉴진스 '쿠키' 가사 지적한 통번역가

'쿠키' 가사가 성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지적은 해외 팬들 사이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후 지난달 17일 영어 통번역가가 공개적으로 이런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파장이 커졌다.

해당 노래에는 '내가 만든 쿠키/너를 위해 구웠지/But you know that it ain't for free(공짜가 아니라는 건 너도 알잖아)/내가 만든 쿠키/너무 부드러우니/자꾸만 떠오르니'라는 가사가 들어있다.

김태훈 영어 통번역가는 유튜브 채널 'Bridge TV'에서 "'쿠키'는 여성 생식기를 의미하는 게 맞다. 영어를 편하게 구사하는 사람에게 가사를 들려주고 '자극적이고 선정적(provocative)으로 들리냐'고 물어보면 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섹슈얼한 가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속사 측은 '쿠키를 굽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해명"이라며 "외국 가수가 한국 가사를 섞어서 노래를 냈다고 가정해보면 이해가 쉽다. '쿠키'가 '소중이'인 거다. 쿠키에 여성 생식기를 대입해보면 경악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키를 'cookies'가 아닌 'cookie'라고 단수로 썼다. 우리가 먹는 쿠키는 'cookies'라 쓴다. 대놓고 성적인 가사"라며 "성인이 불렀다면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상관없다. 문제는 미성년자들이 부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Bridge TV'
소속사 "불필요한 의심"…선정성 논란 반박

뉴진스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All Doors One Room)가 처음 선보인 걸그룹이다. 멤버 5명은 모두 미성년자다. 가장 나이 많은 멤버가 2004년생(18세), 가장 어린 멤버가 2008년생(14세)이다.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입장문을 내고 '쿠키' 가사를 둘러싼 선정성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어도어는 "이 곡은 'CD를 굽다=쿠키를 굽다' 아이디어에 착안했다. 제작 기간 내내 가사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슬랭(속어, 은어)은 모두가 알고 익혀야 하는 표준어가 아니다"라며 "다수 영문학 박사, 통번역 전문가, 네이티브 스피커, 일반 외국인들에게 확인했다. '통상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어도어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해석은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사실이 함께 작용하므로 단정 지어 확신하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었다"며 "Cake, Biscuit, Rice, Strawberry, Melon 등 평범한 단어들도 다른 뜻의 은어로 사용된다. 어떤 단어도 시비 걸어 문제 삼으면 피해 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작사가는 한국과 스웨덴 국적으로 영어가 모국어인 30대 여성들"이라며 "제작 의도가 선명했기 때문에 해당 논란에 아연실색했다. 앞으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 불필요한 의심을 걷고 맥락을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그룹 뉴진스 해린, 다니엘, 민지, 하니, 혜인이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성수 오우드에서 열린 '샤넬 N°1 DE CHANEL GARDEN' 팝업스토어 오픈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소속사 해명에도…외국인 반응은 '글쎄'

하지만 단호한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태훈 통번역가는 "영어에 능통한 많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건데, 왜 어도어가 확인을 요청한 영어 전문가들만 만장일치로 어도어 편을 들었냐"며 "케이팝 문화의 건전한 성장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고 밝혔다.

'쿠키' 가사를 접한 외국인들의 반응도 화제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channel CKOONY'에 공개된 영상에서 미국 출신 남성은 "쿠키 뜻이 여성 생식기인 건 아냐. 예전에 사용하던 슬랭이다. 대놓고 표현하지 않고 다른 단어로 대체했다. 가사가 선정적이다. 법적으로는 문제없겠지만, 도덕적으로는 엉망"이라고 당황해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선정적 가사가 많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15~16살에 불렀던 노래도 선정적이었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안 되지 않냐. 애들이 이런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길거리에서 만난 미국 남성들도 "성적인 걸 은유한 것 같다",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겠다"며 가사의 선정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뉴진스 멤버들의 나이를 듣고 "아이들이 부르기에 적절한 가사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어린 가수들도 선정적 노래를 부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부르기엔 적절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channel CKOONY'

프랑스 여성들은 "굉장히 외설적"이라고 평가했다. 멤버들의 나이를 알고서는 깜짝 놀라며 "이런 걸 불러도 되냐. 너무 어리다. 좀 이상하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소속사 해명에도 대중의 지적이 계속되는 만큼 뉴진스의 '쿠키' 가사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뉴진스는 SM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인 민희진 대표가 2019년 하이브 합류 이후 처음 내놓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주목받았다. 첫 번째 미니앨범 'New Jeans'(뉴진스)는 발매 일주일(8월 8~14일) 동안 총 31만1271이 판매됐다.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의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 신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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