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36년 만에 첫 연기상을 받은 배우 유승목이 오랜 무명 시절을 함께한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은 유승목이 게스트로 나왔다.
유승목은 36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시상식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까 가족 단톡방에서 아내랑 딸들이 대화하는데 딸이 '이런 X친'이라더라. 아내가 '엄마 지금 울어' 하니까 딸이 '나도 울어'라면서 함께 기뻐해 줬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이미 상 탄 것과 다름없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수상자 호명 순간에 대해 유승목은 "이름은 들리지 않았고 작품명이 '서울 자가'로 시작하니까 '서울' 하는 순간 '진짜? 내가 받은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재현해 유재석을 웃게 했다.
유승목은 당시 수상 소감 중 "이 상 받았다고 건방 안 떨 테니까 계속 불러주십시오", "은희(아내)야 사랑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유승목은 "사실 (수상 소감을) 준비했다"며 "상을 받게 되면 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말해놓고 조금이라도 달라지거나 건방져 보일까 봐 걱정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이야기하면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되고 본심이었다. 계속 좀 불러달라"고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또 수상 소감 중 아내만 언급한 것에 딸들이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며 방송을 통해 늦은 감사 인사를 전해 웃음을 더했다.
방송에서는 유승목의 아내가 직접 쓴 편지와 딸들의 메시지가 공개되며 감동을 더 했다.

현재 28세, 24세라는 딸들은 "어렸을 때 돈 없어 장난감 대신 몸으로 최선을 다해 놀아준 아빠"라며 "겨울엔 늘 언덕 올라 썰매 태워주고 날 좋은 날엔 자전거 타고 잠자리 잡고. 돈 주고도 못 살 인생 가장 행복한 기억"이라고 아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유승목은 무명 시절을 떠올리며 "아내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안 보내더라. 알고 보니 원비가 없어서였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했다"며 연극 활동 외에 가내수공업, 텔레마케팅 등 각종 부업을 하며 생활고를 견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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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이 친구가 '아저씨는 왜 회사 안 가요?'라더라. 아내도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며 "그런데도 힘들다는 말, 내색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승목은 단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중학생이었던 큰딸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생이던 큰딸이 식탁 위에 2만원과 손 편지를 올려뒀다고.
딸이 쓴 손 편지에는 "아빠 요즘 일찍 일어나서 밤새워서 촬영하느라 힘들지? 힘내고 이 돈 가져가서 쓰고 와. 사랑해. 안녕히 다녀오세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승목은 딸이 준 돈을 차마 쓰지 못하고 액자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혀 감동을 배가했다.
1969년생 배우 유승목은 1990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뒤 1999년 영화 '박하사탕'을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웰컴 투 동막골' '괴물' 등에서 단역으로 활약하며 얼굴을 알렸다. 최근 작품으로는 영화 '하이파이브' '아이 킬 유', 드라마 '무빙' '가족계획'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허수아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