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은 말이 필요없는 배우다. 어떤 작품에서건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그 인물 자체가 되어 살아숨쉰다. 감탄 그 이상의 전율을 불어넣는 '연기술사'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은 배우다. 때문에 그가 작품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 대중은 기대감을 갖고 공개일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는 수십년이나 이어져오며 최민식이라는 이름 석자에 강한 신뢰를 불어넣었다. 배우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연기력 하나만으로 지켜온 자리다.
이에 더해 그의 커리어가 더욱 대단한 건 한 가지 모습에 결코 안주하지 않으며 변화를 기제로 한 인물의 자기화다. 야간경비원으로 일하는 천재수학자 이학성(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커다란 비밀을 숨긴 채 딸을 위하고자 했던 임태산 (영화 '침묵'), 단단함으로 무장한 이순신 장군(영화 '명량'), 납치되어 군만두 하나만을 먹으며 갇혀지내온 오대수(영화 '올드보이')까지, 그는 늘 변화했다. 이 다채로운 필모그래피 속에서 한번도 관객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연출/각본 강윤성)의 주연으로 최민식이 확정됐을 때도 모두가 커다란 믿음을 갖고 작품을 기다리도록 만들었다. 무려 25년만의 드라마 출연이자, 첫 OTT 진출작이었으니 그 기대감은 더욱 컸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예고편에서 최민식은 짧은 장면 안에 무수한 감정선을 보여주며 또 한번 버선발로 마중할 수밖에 없는 연기를 예고했다.
'카지노'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최민식이 연기하는 차무식은 카지노의 전설로 불리는 남자다. 전 재산을 잃고 바닥까지 갔다가 10년 만에 700억이라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전설적인 인물. '카지노'는 그런 차무식의 행보를 따라가며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상을 펼쳐낸다.
최민식은 14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긴 호흡이 그리웠다"며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인물 소개에 나선 그는 "차무식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어떠한 욕망, 그런 욕망을 너무 심하게 쫓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카지노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거기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좌충우돌한다. 평범한 사람이 카지노에 발을 들이면서 끝없는 욕망을 향해서 질주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카지노'에서 그와 호흡을 맞춘 동료배우들은 "최민식의 연기를 넋 놓고 봤다"고 증언하며 더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극중 차무식의 뒤를 쫓는 필리핀 최초의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을 연기하는 손석구는 "최민식 선배님과 첫 신을 찍던 날이 기억 난다. 연기가 정말 리얼해서 연기를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연기처럼 안 보여서 신기했다"며 "흔한 표현이지만 넋을 놓고 봤다. 어떤 대사를 하는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더라. 선배님이 진짜처럼 연기 하는데 내가 가짜 같이 연기해서 신을 망치면 안 되니까 긴장 아닌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긴 호흡이 그리웠다고 밝혔을 만큼 현장에서 뜨거운 고민과 열정을 품으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최민식. 기대해도 좋을 또 하나의 명작 탄생을 예감하게 했다. 최민식은 "모두가 악조건 속에서 '드라마를 잘 만들어야겠다' '캐릭터를 잘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발버둥쳤다. 그럴 듯하게 표현된 것 같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오는 21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