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분양시장은 ‘수요 과잉’ 상태다. 정부는 청약자격을 화끈하게 풀어놓았고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뿐 아니라 단기차익을 거두기 위한 투자자들까지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다.
장기 미분양 물량마저 팔려나가며 영업실적까지 좋아졌다는 건설업체들이 있을 정도로 분양시장이 뜨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업체는 ‘물 들어올때 노젓자’는 판단에 사업용 땅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9만8234가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중 58%인 22만9971가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5월에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만 5만8350가구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2~3년 후 입주시기엔 ‘공급과잉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서도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2007년 당시 수도권 최대인 16만7328가구가 공급됐고 대부분 신규 단지에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으며 분양시장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입주시점에 시장은 곤두박질쳤고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며 가격이 하락, 결국 수많은 하우스푸어만 양산됐다.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이 그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데다 분양시장 상황이 좋아지자 공급업체마다 분양가를 슬그머니 올리고 있다.
이미 업계 내부에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공급’만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한다. “부동산 시장이 언제 또 살아날지 모르는데 나중에 미분양이 나더라도 당장 공급하는 게 기업 입장에선 더 이익”이라는 것이다.
반면 수요자들은 ‘상승세’라는 심리적 기대만을 가지고 뛰어드는 경우가 상당하다. 물론 부동산시장에선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언제 돌아설지 모를 심리싸움을 하기엔 부동산으로 인한 물질적·정신적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비정상적인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