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새 이정표'…현대건설, 업계 첫 연간 수주 25조

이민하 기자
2026.01.08 10:01

현대건설이 지난해 수주액 25조원을 넘기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에너지 부문 사업을 확대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간 수주액이 25조5151억원(추정치)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실적은 2024년(18조3111억원)보다 39% 증가한 이른바 역대급 기록이다. 현대건설 측은 "국내 전체 건설사 중에서도 연간 단일 수주액이 25조원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미래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에너지 전환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2030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내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과 함께 에너지 전환 기조에 맞춰 저탄소 에너지 수주사업에 집중했고 사우디 송전선과 수도권 주요 데이터센터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에너지 생산부터 이동, 소비까지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 전 분야로 보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지난해 수주한 에너지부문 주요 사업은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계약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 계약(Early Works Agreement) △미국 텍사스 태양광 발전사업 △신안우이 해상풍력 등이다.

오랜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한 비경쟁 수주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해 30억달러가 넘는 수주고를 올린 이라크 해수공급시설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책사업을 수행하면서 쌓아온 발주처와의 신뢰가 원동력이 됐다. 수석대교, 부산 진해신항 컨테이너부두 등 기술력 중심의 인프라 프로젝트, 기획·투자 같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기본설계(FEED)부터 참여해 본 공사(EPC)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 등도 현대건설의 한층 강화된 수주전략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했던 주택 분야에서는 시장 강자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개포주공 6·7단지, 압구정 2구역 재건축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연이어 거머쥐며 연간 수주액 10조 510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선진국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임직원 대상 신년 메시지를 통해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포한 이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한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며 "올해는 생산-이동-소비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에너지 부문에서는 지난 2024년 설계 계약을 체결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프로젝트,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SMR 펀딩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된 홀텍과 공동 추진하는 '팰리세이즈 SMR-300', 발전 사업권을 이미 확보한 해상풍력사업 등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송전 분야에서는 기존 텃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다져온 호주 등 신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개발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업역을 확장하고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도 힘쓸 예정이다. 주택 사업은 브랜드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한 서울 한강벨트 수주와 함께 한편 K-하우징의 해외 진출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의 변화된 사업 추진 방향은 최근 조직 개편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번 개편은 사업 내실화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건축과 주택, 안전과 품질 조직을 통합했다. 또 △양수발전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지속 가능 항공유(SAF) △수소&암모니아 등을 위한 미래 핵심사업 전담팀을 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그동안 준비해 온 변화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해인 만큼, 현대건설의 핵심 프로젝트들을 미국과 유럽 각지에 선보여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흐름을 주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현대건설은 전략기획사업부 산하에 '워크이노베이션센터'를 신설하고 기업문화와 AI를 활용한 업무혁신, 나아가 건설업의 미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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