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트럭 기사, 항공정비 검사원…30가지 일자리를 톺아보다

의사, 트럭 기사, 항공정비 검사원…30가지 일자리를 톺아보다

오진영 기자
2026.05.25 18:00

[이주의 MT문고] '일하는 사람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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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동아시아
/사진제공 = 동아시아

나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거나 남들이 모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언가를 덧대거나 생략할 필요도 없다. 가장 사실적으로 접근해야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인의 소설가가 함께 쓴 '일하는 사람의 초상'은 곳곳을 누비는 직업인들의 '사실적인' 이야기다. 이색적인 경험이나 독특한 만남부터 급여나 생활 등 현실적인 어려움까지 드라마를 보는 듯 읽을 수 있다. 소설가들의 필력을 십분 발휘한 현장감 있는 묘사가 인상적이다.

책은 만들고, 잇고, 지키고, 살피는 4가지 주제에 따라 직업을 분류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직업이나 사람과 사람을 잇는 직업, 다른 사람을 지키는 직업과 누군가를 살피는 직업 등 30명의 직업인이 등장한다. 라디오PD나 의사처럼 선망받는 직업부터 만물트럭 주인, 항공정비 검사원, 필라테스 강사 등 접하기 어려운 직업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넓다.

깊게 집중해야 이해할 수 있는 긴 호흡의 문장은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짧고 부드러운 문장들로 직업의 세계를 담담히 그려낸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길지 않기 때문에 읽기가 편하다. 실제로 말하고 듣는 듯한 대화 위주로 구성돼 있는 점도 장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도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지 않은 인물이 없다.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나오지만 이들 역시 자신만의 직업관을 갖고 삶을 살아낸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충실하며 살아가려는 이들의 기준은 이 책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사실적인 묘사를 지향한다면서도 소설가 개인의 편향이 반영된 대목은 아쉽다. 인터뷰를 한 소설가들의 사족이 너무 많아 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소설가 개인이 써낸 소설 같은 부분도 눈에 띈다. 생소한 직업들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조금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김의경과 서수진, 염기원, 이서수 등 14인은 2007년부터 2022년 사이 등단한 소설가들이다. 단·장편소설부터 소설집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써냈다. 노동 현장을 담은 글을 쓰기 위한 소설가 동인인 '월급사실주의'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일하는 사람의 초상, 동아시아, 1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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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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