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고 나면 어쩌나…철도 '투톱' 수장 공백 논란

이정혁 기자
2026.02.23 04:30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수서역에서 KTX 열차가 시범 교차운행을 앞두고 안전점검을 위한 시운전을 하고 있다. 코레일과 에스알은 오는 25일 KTX-SRT 시범 교차운행에 앞서 실제 영업 노선에서 시운전을 진행했다. 2026.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국가철도공단의 수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철도 안전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사장 직무대행마저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탓에 현재 '대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철도공단은 윤석열 정권 때 임명된 이사장의 사표가 6개월째 수리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공석 상태다. 철도 '투톱'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기조인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 근절'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코레일 사장 공석 장기화 조짐…'고위험 공기업' 오명에도 5명 후보군에

23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현재 코레일 사장 최종 후보군에는 5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사장 인선을 결정하는 재정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는 관련 안건 상정이 거듭 지연되고 있다. 코레일 사장 후보군으로는 김태승 인하대 교수, 정희윤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 이정원 전 서울메트로 사장, 양대권 전 코레일네트웍스 사장, 이종성 전 서울메트로 신사업지원단장 등이 거론된다.

코레일 사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로 불리기도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리다 수장이 중도 낙마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코레일 사장 11명 전원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했다.

산재 사망자 제로를 선언한 이재명 정부에서는 한층 더 위태로운 자리가 됐다. 코레일이 최근 3년간 철도 사고로 70여 명이 사망한 '고위험 공기업'인 탓이다. 직전 한문희 사장도 지난해 8월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경북 청도군 경부선 사고로 중도 하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의 사장 자리가 지닌 매력은 상당하다. 대형 공기업 수장 자리가 정계 입문으로 이어지는 안전 통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코레일 사장 중 유일한 '철도인' 출신인 6대 최연혜 사장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사장 공백 때 선로 이탈 등 대형 사고 잇따라 발생…철도공단은 사실상 '공석'

공교롭게도 과거 코레일 사장 공백기에는 대형 인명사고가 잇따랐다. 여수 무궁화호 탈선사고(2016년 3월), 신탄진역 화물열차 탈선사고(2016년 4월) 등 총 다섯 차례에 달하는 철도 인명사고가 사장 공백기에 발생했다. 당시 최고경영자 부재에 따른 코레일 조직 전체의 기강해이가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코레일뿐 아니라 철도공단도 사실상 수장 공백 상태다. 이성해 이사장이 지난해 8월 사의를 표했지만 여전히 사표는 수리되지 않고 있다. 조직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건 코레일과 마찬가지다.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철도 수장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장이 없으면 새 정부에 맞춘 정책을 앞장서 내놓거나 쇄신 드라이브를 걸기가 여의치 않다"며 "무엇보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장기 수장 공석만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 건설·안전·AI 엑스포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5.11.05. ks@newsis.com /사진=김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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