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다음은 집값?…국민평가 '지방선거'에 달렸다

'코스피 5000' 다음은 집값?…국민평가 '지방선거'에 달렸다

이원광, 박상곤, 김도현 기자
2026.02.23 07:00

[6.3 지방선거 100일 앞으로] 上

李대통령 '집권 1년' 성적표…지방선거 '부동산·증시'가 가른다

역대 서울 및 PK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그래픽=이지혜
역대 서울 및 PK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그래픽=이지혜

이재명 대통령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1년 성적표를 받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 이번 지선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을 둘러싼 민심이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는 사실상의 역대 첫 선거다. '코스피 5000' 시대 조기 개막을 계기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예고하고 '머니무브'(부동산→증시)를 화두로 꺼낸 이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집권 초기 60%를 웃도는 국정 지지율을 기반으로 여권이 승리를 거둘 경우 이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드라이브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지난해 6월 4일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정확히 1년만에 치러진다. 이번 선거가 이 대통령의 지난 1년 국정 운영에 대한 종합평가 성격이 크다는 얘기다. 과거 전국 단위 선거들과는 전개부터 완전히 다르다.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5000선을 넘어 6000선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부동산에 묶여 있는 국민들의 자산을 자본시장 등 생산적 금융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키워드도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 관련 타이틀이다. 전대미문의 코스피 강세와 함께 투기·투자 목적의 비거주 다주택자 등 부동산 투기 수요를 규제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에 대한 국민적 지지 여부가 선거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관철한 데 이어 지난 설 연휴에도 "부동산 공화국 극복 등에 촌음까지 아껴 사력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지난 20일엔 "기존 다주택자 대출연장도 신규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세부 정책 공론화를 물론 자신의 구상까지 공개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정치권에선 지선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언급이 여의도식 '선거 문법'과는 다르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집값 문제는 역대 진보정권마다 정책 실패가 반복돼 '트라우마'가 된 가장 약한 고리인데도 이 대통령은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이 대통령은 고삐를 늦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증시 호황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와 호재를 상법 개정 및 자본시장 개혁 등의 패키지 정책으로 뒷받침해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의 대개혁을 강하게 밀고 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대출 만기 자동 연장 관행 재정비에 이어 비거주 주택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모두 지방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다.

이번 선거의 성패는 서울과 PK(부산·경남)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3김(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시대' 이후 치러진 7차례 서울시장 선거에서 네 번 졌다. 이번엔 흐름이 다소 다르다.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아성이 만만찮지만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PK에서도 여권 유력 후보인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앞선다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예상을 깨고 야권이 승리할 경우 이 대통령과 여권으로선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정책은 물론 국익 중심 실용외교, 한반도 평화 공존 등 새 정부의 간판 정책들이 야권의 반대에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도 승리한다면 야권을 TK(대구·경북)에 고립시키고 전국 단위 지지를 얻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도 서울에서 이긴다면 민주당이 지난 선거에서 경기도를 이기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쳤듯 국민들에게 할 말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여당 프리미엄' 이번에도? …역대 지방선거 결과 살펴보니

$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날(6.2 지방선거)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시민들이 개표방송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홍봉진 기자 /사진=인천국제공항=홍봉진기자 honggga@
$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날(6.2 지방선거)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시민들이 개표방송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홍봉진 기자 /사진=인천국제공항=홍봉진기자 honggga@

100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는 물론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에 대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현재의 정치 지형과 과거 선거 사례로 볼 때 이번 지방선거가 여권에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특히 지난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다 '절윤'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당권파간 갈등도 계속되고 있어 야권에는 상당히 불리한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치러진 8번의 지방선거는 선거 시점에 따라 여야간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러진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과 프리미엄 등이 작용해 여당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갔다. 반면, 대통령 임기 중후반에 치러진 선거에선 민심이 여권을 심판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차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이어져 여권에 유리한 구도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하지만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여권은 큰 악재를 맞았다. 반전의 계기는 남북간 화해 무드였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이슈로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면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TK(대구·경북)와 제주를 제외한 14개를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도 여당이 상당한 프리미엄을 누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져 국민의힘이 경기와 호남, 제주를 제외한 12개 지역 광역단체장을 쓸어 담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후 4개월 만에 치러진 1998년 지방선거도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한 새정치국민회의는 자유민주연합과 함께 10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당시 야당은 강원과 영남 지역에서 6개 광역단체장 자리를 챙기는데 그쳤다.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끝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끝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대통령 취임 2년 차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는 결과가 달랐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각각 치러진 2010년·2014년 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이 전 대통령 취임 후 2년4개월 차에 열린 2010년 지방선거는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집권 이후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논란에 휩싸여 촛불집회가 정권에 큰 타격을 줬다. 선거 약 2개월 전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해 표심의 향배는 안개 속이었다. 개표 결과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은 텃밭으로 분류되던 강원과 경남을 빼앗겼다. 우세를 예상했던 서울에서도 당시 오세훈 후보가 0.6%P(포인트) 차 진땀승을 거뒀다.

박 전 대통령 취임 1년4개월 차에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졌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8곳,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 광역단체장을 가져갔다.

정권 말기의 지방선거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 성격이 강해 야당이 압승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김대중 정부 집권 말기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치러진 제3회 지방선거는 역대 최저투표율(48.9%)을 기록한 선거였다.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전 의원이 최규선 게이트로 구속되는 등 여권이 악재를 맞았다. 한나라당 11곳, 자유민주연합 1곳 등 야당이 12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했고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4곳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2006년 지방선거도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4년 차에 야당이 압승을 거뒀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여권이었던 진보 계열은 분열 양상을 보였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내각 인사들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내세웠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권 후보들 지지율은 점차 하락했고,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서만 승리하는 참패를 겪었다.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주가 급등, 집값도 잡겠다" ...지방선거 핵심 변수는 '자산 민심'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5,800선을 돌파한 2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5677.25)보다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60.71)보다 6.71포인트(0.58%) 하락한 1154.00에 거래를 마쳤다. 2026.02.20.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5,800선을 돌파한 20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5677.25)보다 131.28포인트(2.31%) 오른 5808.53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60.71)보다 6.71포인트(0.58%) 하락한 1154.00에 거래를 마쳤다. 2026.02.20. [email protected] /사진=김진아

100일 앞으로 다가온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자산 비중과 규모에 따라 표심이 갈리는 최초의 선거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수화 경향이 뚜렷하지만 주식 등 금융자산 비중이 큰 2030세대와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압도적인 여권 지지 성향의 4060세대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2년의 간격을 두고 4년마다 치러지는 총선과 함께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간선거 역할을 해왔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여당에 유리한 구도로 전개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임기 중후반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론'이 작용해 야권에 우호적인 결과가 다반사였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 프리미엄이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주가와 부동산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 개막'을 핵심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집권 1년도 안 돼 5000포인트를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지난 20일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5800선을 돌파하며 전대미문의 6000선 고지 등정이 임박한 상태다.

정부·여당은 동시에 부동산 정상화를 통한 집값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총대는 이 대통령이 직접 멨다. 이 대통령은 SNS(소셜미디어) 메시지로 임기 초반 부동산 시장에 강한 규제를 예고하고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꺾겠다는 의지를 연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세대별 지지 성향과 별개로 세대별 자산 보유 비중이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부가 펴낸 '2025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작년 1분기 말 기준 주식 등 금융자산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30대 이하다. 60세 이상(18.4%)의 두배 가까운 30.1%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의 실물 자산 비중은 81.6%에 달한다. 40대(74.2%)와 50대(75.7%)도 실물자산 비중은 압도적이다.

세대별 자산비중 및 이재명정부 코스피 추이/그래픽=이지혜
세대별 자산비중 및 이재명정부 코스피 추이/그래픽=이지혜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주가 부양 노력은 집값 폭등에 주식을 자산 증식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는 20~30대의 표심을 자극할 여지가 커 보인다. 부동산 규제의 경우 4060세대의 자산가치 급락과 세제 규제에 따른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2030과 4060의 표심이 분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긴 어렵다. 30대 이하의 금융 자산 비중은 높지만 실제 투자 규모는 자산을 축적한 4060이 더 크다.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연령별로 달리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6000포인트를 눈앞에 둔 코스피 고공행진으로 4060의 자산 증가가 2030보다 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세대 간 자산 격차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세대별 지지 성향의 차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자본시장 개혁 정책에 대한 시각차가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여권 인사는 "부동산은 진보진영에 불리한 키워드인데 이 대통령이 부동산과 선거의 역학 구도를 모르겠느냐"며 "증시 호황으로 집값을 반드시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을 화두로 내건 배경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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