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0억 없으니 작은 집 살자"…대출 6억 나오는 청약에 우르르

남미래 기자
2026.04.01 15:05
최근 서울 아파트 평형별 청약 경쟁률 및 분양가 현황/그래픽=윤선정

분양가 급등과 금융 규제 속에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의 무게중심이 15억원 이하 소형 평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세 차익 기대보다 감당 가능한 가격대가 청약 결정의 최대 기준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더샵 프리엘라'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은 89.2대 1을 기록했다. 특히 분양가 15억원 이하인 소형 평형에 수요가 집중됐다.

전용 59㎡A는 1가구 모집에 896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896대 1)을 기록했고 59㎡B와 C도 각각 130.4대 1, 142.38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44㎡ 역시 8가구 모집에 1166건이 접수되며 145.75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분양가가 15억원을 넘는 중형 평형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했다. 전용 74㎡A(52.47대 1), 84㎡A(43.33대 1), 84㎡B(32대 1), 74㎡B(29.5대 1) 등으로 소형 대비 경쟁률이 낮았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단지에서도 확인된다. 앞서 분양한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 역시 1순위 청약 결과 전용 59㎡가 22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59㎡B는 당첨 가점이 69점으로 사실상 만점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분양가가 22억원을 웃돈 전용 115㎡는 경쟁률이 2.7대 1에 그치며 가점 커트라인이 42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소형 청약 쏠림' 현상은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을 통해 주택 가격 구간별 대출 한도를 6억원(15억원 이하), 4억원(15억원 초과), 2억원(25억원 초과)으로 축소했다.

이와 달리 소형 분양가도 20억원을 상회하는 고가 단지의 경우 중소형을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대출 규제 영향보다 현금 여력이 청약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전용 84㎡가 531.4대 1로, 59㎡(245.2대 1)보다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신혼부부나 청년층 등은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형 평형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며 "반면 자산가들은 가격보다는 입지와 상품성을 중시해 중대형 평형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 위원은 "입지가 좋은 지역의 청약은 현금여력이 충분한 자산가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입지에 따른 평형 경쟁률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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