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전쟁' 여파에 분양기대 역대급 추락…코로나 때보다 더 꺾였다

정혜윤 기자
2026.04.07 15:21

(상보) 4월 분양 전망 2023년 이후 최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28일 서울시내 아파트 건설현장. 2026.01.28.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한달 새 35.4포인트(p) 급락하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고금리 상황과 정부 규제, 중동전쟁 불안 등 대내외 변수에 따른 시장 충격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5.4포인트(p) 하락한 60.9로 집계됐다. 2017년 10월 조사 시작 이후 최대 낙폭이다.

과거 위기 국면과 비교해도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이전 최대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3월의 22p(88.7→66.7)였다. 이번 낙폭은 이를 크게 웃돈다.

지수 수준도 2023년 1월(58.7)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 2023년 1월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급등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분양시장 심리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분양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100을 상회하면 낙관적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모두 하락했다. 수도권은 102.6에서 81.1로 21.5p 떨어졌고 비수도권은 95.0에서 56.6으로 38.4p 내려앉았다.

수도권 내에서는 인천(96.6→66.7, -29.9p)과 경기(105.9→79.4, -26.5p)의 하락 폭이 컸다. 서울도 105.4에서 97.1로 8.3p 하락했다.

/사진제공=주택산업연구원

지수 급락은 대내외 변수 탓이 컸다. 미·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돌파하는 등 금리 부담도 커졌다. 특히 이달은 전쟁 리스크와 금융시장 불안, 금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위기라는 점에서 시장 체감도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정책 변수도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지방선거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 수요 위축 우려가 커졌다. 대출 규제 강화도 신규 분양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이달 17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 불허 조치는 시장 부담을 키울 변수로 꼽힌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는 다양한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세부 지표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분양가 기대와 물량 전망도 모두 악화했다. 4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3.1p 하락했고 분양물량 전망지수도 5.8p 내렸다. 반대로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7.3p 상승했다.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아직 분양가에 본격 반영되지 않으면서 가격 전망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지만 사업자들의 신용 상태 악화와 수요 위축으로 공급 여력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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