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한·하나·국민·우리·기업銀, 블록체인 공동프로젝트 추진

최동수 기자
2016.11.09 05:40

고객알기제도·자금세탁방지 등 논의…첫 블록체인 공동프로젝트

국내 시중은행 5곳이 모여 블록체인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국가별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해 합종연횡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끼리 공동으로 진행하는 첫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 R3CEV에 가입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5곳이 최근 R3CEV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워크숍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첫 워크샵에 참여한 시중은행 블록체인 담당자들은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할 사업으로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알기제도(KYC), 해외송금 등을 꼽았다. 고객알기제도는 금융서비스가 불법행위에 이용되지 않도록 고객의 신원, 실제 당사자 여부, 거래목적 등을 확인해 고객에 대해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는 제도를 말한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금융회사의 중앙 서버에 집중적으로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네트워크 내 모든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해킹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다양한 업무에 접목할 수 있어 확장성도 매우 큰 기술로 평가받는다.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알기제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효용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금세탁방지와 해외송금 등에도 공동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R3CEV컨소시엄은 글로벌 금융서비스 개발회사인 R3를 중심으로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간스탠리, 도이치뱅크, HSBC 등 50개가 넘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이다. R3는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회원으로 참여한 금융사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기술 개발이나 조사 활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지난 4월 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6월), KB국민·우리·IBK기업은행(8월)이 차례로 가입을 완료했다. 이들 은행들은 조만간 공동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마치고 R3에 의뢰해 조만간 공동 기술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실무적인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R3CEV에 가입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들이 공동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은행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블록체인 업체들과 손잡고 기술을 개발해왔다. 연 회비가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에 달하는 R3CEV 컨소시엄에 가입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사업을 제안하기보다는 글로벌 은행들의 블록체인 기술 개발 동향을 파악하는데 그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처음 시도되는 은행권의 블록체인 공동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은행의 폐쇄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R3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간 협업이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는데 이런 폐쇄적인 문화에서는 표준기술을 개발하기 어렵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 자체가 뛰어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관이 공유해 표준기술로 자리 잡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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