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개인정보 사고 여파 회복에 시간 걸릴 것"

김범석 쿠팡Inc 의장 "개인정보 사고 여파 회복에 시간 걸릴 것"

유엄식 기자
2026.05.06 08:11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입장 밝혀...구매이용권 보상, 물류망 비효율성 등 적자 요인 꼽아
거납 아난드 CFO "2분기 매출 9~10% 성장" 전망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제공=쿠팡Inc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제공=쿠팡Inc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지난해 4분기 촉발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가 지속되면서 근본적인 실적 개선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시장 전망보다 손실 규모가 약 5배 커진 3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김 의장은 6일(한국시간) 오전 진행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실적과 관련해 "전년 대비 성장률은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개인정보 사고 이후 수 개월간 영향받은 기간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 효과가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쿠팡은 85억4000만달러(12조4597억원, 분기환율 1465.16원 기준)의 매출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 하지만 전 분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고, 고객 중 대다수는 다시 돌아와 사고 이전 소비 수준을 회복했다"며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올해 1분기 수익성을 저해한 2가지 요인으로 △개인정보 사고 대응으로 발행한 고객 구매이용권 △물류 네트워크 일시적 비효율성을 지목했다.

쿠팡은 지난 1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3개월간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쿠폰)을 지급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를 위해 책정한 약 1조6850억원(12억달러)의 비용 중 실질 사용액은 매출에서 차감되는데, 상당수 고객이 쿠폰을 사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물류 비효율성과 관련해선 "쿠팡의 설비 확충 및 공급망 관련 계획은 예측 가능한 고객 패턴을 바탕으로 수요 추이에 맞춰 조정된다"며"하지만 이번 (개인정보) 사고 같은 외부 요인이 이 패턴을 방해할 경우 실제 수요는 미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해 해당 기간은 유휴 설비 및 재고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보유출 사태 이후 멤버십을 탈퇴하거나 지출을 줄인 이른바 '탈팡족' 영향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쿠팡의 국내 사업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수요가 다시 예측 가능한 곡선으로 회복되면서 쿠팡의 마진 확대를 이끄는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운영 효율성 향상,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 수익성 높은 카테고리와 상품 확장으로 장기적인 마진 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본격적인 흑자 구조는 올해가 아닌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장은 향후 로켓배송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설비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도입 확충으로 서비스 품질 개선과 동시에 비용 절감을 추진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쿠팡이 대만 타오위안의 바우산 관음 물류단지에 구축한 스마트 물류센터 전경. 대만 진출 후 4번째 완공한 물류 시설이다. /사진제공=쿠팡Inc
쿠팡이 대만 타오위안의 바우산 관음 물류단지에 구축한 스마트 물류센터 전경. 대만 진출 후 4번째 완공한 물류 시설이다. /사진제공=쿠팡Inc

신사업 분야에선 최근 물류설비 투자를 대폭 늘린 대만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대만에서 익일 배송 보장 네트워크가 물량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고 범위는 계속 확장 중"이라며 "고객 유지율은 한국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트워크 설계,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 공급망 개선 기반을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향후 수년간 사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쿠팡의 매출 신장률은 9~10%로 예상된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엔 고정환율 기준 연결 매출이 약 9~10% 성장할 것"이라며 "개인정보 사고로 인한 단기적 요인으로 연결기준 조정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보유출 사고 여파가 실적에 미친 영향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에 더 많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아난드 CFO는 "올해 1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다"며 "활성 고객 수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 산출되는데 사고가 4분기 말에 발생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지난 분기보다 이번 분기 수치에 보다 온전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은 정보유출 사고 수습을 위한 비용 증가와 신사업 투자 확대가 맞물린 결과라는 게 아난드 CFO의 설명이다. 그는 "매출 총이익률 하락은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급한 구매이용권 보상과 사고 이전 수요를 기준으로 설정한 주문 처리량·재고·공급망 운영이 점진적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네트워크 비효율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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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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