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지배구조 또 직격..."차세대 리더, '골동품' 된다"

권화순 기자, 김도엽 기자
2026.01.05 14:54

"이사회에 교수가 너무 많다"..."BNK금융 검사 결과 보고 타 지주사로 검사 확대 판단할 것"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차세대 리더십이 골동품이 된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아울러 교수 등 특정 업종 출신 중심의 이사회 멤버를 외국처럼 다양화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는 오는 9일 결과를 보고 받고, 다른 금융지주로 확대할지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언론 대상 신년 인사회를 갖고 금융지주 회장 장기 집권에 대해 "너무 연임하시다 보면, 6년 혹은 몇 년 기다리시는 분들은 골동품이 된다. 세월이 지나가면 그게 무슨 차세대 리더십이 되겠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금감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 "10년~20년 해먹는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도 연장선상에서 금융회사 CEO의 장기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 배경에는 교수 등 특정 업종에 편중된 사외이사 구성이 있다고 이 원장은 꼬집었다. 그는 "승계되는 CEO도 누구 의지가 관철되냐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금융지주 이사회가 특정 직업 집단 중심으로 많이 바이어스 돼 있다. 특히 교수님들"이라고 직격했다.

이 원장은 "JP모건이나 미국계 투자은행(IB)를 보면 라이벌 업체 이사진이 와서 보드 멤버를 한다. 교수진은 없다"며 "주주들의 이익에 충실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에 맞다"고 했다.

편중된 사외이사 구성이 결과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했다. 그는 "'참호구축'이라고 자꾸 표현하는데, 똑같은 생각을 갖고 CEO가 하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으로 의사결정이 살아 있지 못하고 체크도, 견제도 안된다"며 "CEO 권한이 센데, 사외이사가 독립성이 안 되면 이사회가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우려했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권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원장은 "국민연금이 거버넌스 측면에서 판단해야 하고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하긴 어렵다"면서도 "금융회사라는 게 매우 공공성 있고, 오너십 개념이 없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업이라는 본질적 부분을 고려한다면 그 어떤 기업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진행 중인 BNK금융에 대한 수시검사는 오는 9일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이 원장에게도 "(BNK금융에 대한) 다양한 투서가 들어왔다"며 "절차적으로 굉장히 조급하고, 이 과정을 보면 투명하게 할 부분도 많았는데, 왜 저랬을까 문제제기가 심하게 많았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BNK금융 뿐 아니라 이사회가 단독 회장 후보를 추천했거나 올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는 다른 금융지주사로 금감원 조사가 확산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9일 수시검사 결과를 보고 금융지주 전반으로 확대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민관합동 지배구조개선 TF(태스크포스)논의와 연계할 것이다. 결과가 (회장)후보자의 지위가 좌우될 수 있느냐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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