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 보증 금지와 함께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을 불허하는 '초강력' 대출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대출 보증기관 3사의 전세대출 보증액만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시장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전망된다. 본인이 거주할 집이 아니라면 아예 대출을 틀어 막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다.
12일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HUG)·SGI서울보증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1주택 이상의 전세대출 보증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3조93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보증 3사의 지난해 전체 전세대출 보증액 109조3995억원의 12.7% 수준으로 전세대출을 받은 8명 중 1명은 유주택자라는 뜻이다.
지난 2018년 이후 2주택자 이상의 전세대출이 금지돼 대부분은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으로 볼 수 있다. 1주택자 전세대출 보증액은 2024년에도 전체 보증액의 12.8%인 14조9024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10조원을 넘었다.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은행에서 공적 보증기관 3곳 중 한곳의 보증을 받아야 한다. 당초 대출액의 90%까지 보증 했으나 지난해 6·27 대책 이후 80%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1주택자에 대한 보증한도는 지난해 9월 이후 3사 모두 2억원으로 제한한다. 보증비율을 감안하면 실제 1주택자에게 나간 지난해 전세대출 공급액은 14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대출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대출이라서 공적인 기관이 보증을 서는 것이지만 1주택자도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는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이 거주할 전셋집은 전세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만기를 원칙적으로 연장하는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이후 2억원으로 제한한 1주택자 전세대출 신규 보증을 아예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규 보증과 만기 연장이 막히면 은행은 1주택자 전세대출을 중단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금융당국은 다만 자녀 교육이나 부모 봉양, 직장 이전 등의 예외 사유에 대해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처럼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 한해 전세대출 규제를 시행할 여지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발표한 다주택자 대출규제는 '맛보기' 수준에 불과하다"며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를 비롯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규제 '카드'를 정부는 다 갖고 있다.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위한 고강도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갭투자로 주택을 매수하고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는 '영끌' 대출자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전세대출을 갚기 위해 본인 소유 아파트를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갭투자'가 불 붙은 지난 2020년~2022년의 대출 금리는 대략 연 2~3%였으나 현재는 연 5~7%로 금리가 3%P(포인트) 이상 뛰었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결국 영끌 매수자들도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만 다주택자 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 갭투자자도 '4개월 내 실거주 입주 의무'를 완화해 이들 보유 주택의 매물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