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기계식 주차타워는 제일병원 경영실패 상징"

김지산 기자
2019.01.29 15:23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직원들 이구동성 "주차난 불러온 어이없는 투자"

[편집자주]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대명사 제일병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저출산에 무리한 확장경영, 극심한 노사갈등이 제일병원의 몰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경영권을 둘러싼 미래를 통해 저출산의 그늘과 병원 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제일병원 주차장으로 향하는 입구./사진=민승기 기자

2016년 1월,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서울 중구 제일병원으로 향하던 김서진(45,가명)씨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병원을 둘러싼 퇴계로46길과 서애로1길이 온통 제일병원으로 향하는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병원 측으로부터 주차 공간이 없으니 인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주차장을 이용하라는 안내를 들었다. 김씨는 호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만나러 병원으로 뛰어갔다. 김씨는 우리나라 대표 산부인과라는 제일병원이 주차 전쟁터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제일병원 주차난은 제일병원 경영실패의 상징으로 꼽힌다. 직원들은 이재곤 이사장의 불투명하면서도 무리한 확장경영 실패의 축소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일의료재단은 기계식 주차시설과 신관신축 공사를 위해 200억원 대출을 받았다. 2014년 새로 지어진 주차장은 한 출입구로 차 한대를 입장시키면 타워 내 차를 끄집어내 내보내는 기계식 타워다. 차들이 쉼 없이 들어가고 나가는 일반적 병원 주차장보다 입·출차 시간이 몇 배 소요된다. 병원 주변 골목을 온통 차들로 들어찬 건 이런 이유에서다.

상식적이지 않은 주차장은 트로스디엔씨라는 건설사가 시공했다. 트로스는 제일병원 주차장뿐 아니라 병원 내 다수 신축공사를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직원들은 이재곤 이사장과 트로스 오너였던 A씨 친분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트로스는 현재 폐업한 상태다.

제일병원 직원들 다수는 병원 내 트로스의 잇단 공사 과정에서 이 이사장과 트로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한다. 그런데 이면 거래가 틀어져 두 사람 사이 금전적 다툼도 있었다고 알려진다.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 지부는 지난해 이재곤 이사장을 배임·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제일병원 한 관계자는 "어이없는 주차장은 불투명한 투자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주차장 때문에 동네 주민과 환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결국 다수 환자들이 병원을 재방문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기계식 주차타워. 제일병원 주차난을 불러온 시설물이다./사진=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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