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하면서 PC방, 당구장,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거리두기 취지는 이해하지만 임대료 등 고정비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휴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5일 PC방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정부의 운영제한 지침에도 대부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PC방 운영점주 단체인 인터넷피씨문화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서울시·경기도가 마련한 감염관리책임자 지정, 간격 유지 노력(한 칸 띄기), 이용자 명부 작성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임시휴업한 업체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학원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기도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3월 초까지만 해도 개학 연기에 맞춰 많은 학원들이 임시휴업을 했었다"며 "하지만 학원을 마냥 닫을 수도 없어서 최근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운영제한 요청에도 이들이 휴업을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고정비용 때문이다. 휴업을 한다 해도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그대로여서 소상공인이 고스란히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중기부가 지난해 소상공인 7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상가건물임대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기준 평균 소상공인 임대면적은 13.65㎡, 임대료는 144만3000원, 평균관리비는 20만2000원이다. 소상공인 창업 컨설팅업계는 PC방이나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250㎡ 이상의 면적에서 영업하는 만큼 평균 임대료와 관리비는 300만~4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휴업을 할 경우 매출없이 월 300만~4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A씨는 "사업 초기 보증금, 권리금, 시설투자 등을 위해 받은 대출이자까지 고려하면 휴업 시 피해는 더 커진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공감하면서도 휴업은 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자체가 휴업에 동참하는 다중이용시설에 휴업지원금을 지원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새 발의 피'라고 입을 모은다. 이달 기준 서울시에서만 강남구, 강서구 등 10여개구가 휴업 시 하루 10만원 가량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PC방 업계는 "최대 100만원을 받는다고 해도 임대료도 지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보상금을 높이거나 모든 지역에서 보상금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면 휴업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휴업 소상공인 등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법적 근거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유명무실하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11조와 10조에서 규정한 '차임증감청구권'이다. 차임증가청구권은 '임차인이 경제사정의 변동 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이다. 하지만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임대인을 상대로 소송까지 거쳐야 하는 이유로 현실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 등으로 휴업 전국의 다중이용시설 운영 소상공인에 모두 휴업보상금을 지급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임증가청구권과 관련해서도 "법적 권리를 이용하는 것은 민간의 영역인 만큼 정부가 이를 종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