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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학문의 상아탑을 넘어 대한민국 '창업의 전초기지'로 거듭난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서울대 창업지원단이 있다. 창업지원단은 단과대학별로 분절된 창업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며 학내 창업생태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창업지원단은 중소벤처기업부 초기창업 패키지사업 수행을 위한 임시조직으로 2018년 9월에 설립됐으며 2022년 6월 본부 행정조직으로 격상해 학내 13개 창업 유관기관을 통합지원하는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강건욱 서울대 창업지원단장(서울대병원 교수)은 "그동안 각 단과대가 개별적으로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정보 비대칭성이 심했고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건물 게시판에서만 기회를 찾는 구조였다"며 "이제는 '창업캘린더' 시스템을 구축해 학교 전체 창업 프로그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흩어져 있던 정보와 지원역량을 한곳으로 모으는 '연결'이 창업지원단의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는 의미다. 또 '창업휴학제도'를 정비하고 실제 창업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 학사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강 단장은 "기존 4개 학기(2년)였던 창업 휴학기간을 6개 학기(3년)로 확대해 학생들이 학업부담 없이 창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창업지원단은 지난해 투자자와 창업자를 잇는 매칭시스템을 한층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SNU IR클럽'은 기존 대규모 행사 중심 IR(기업소개)에서 벗어나 매달 2차례 소규모로 운영되며 실질적인 투자연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투자사가 먼저 투자방향과 전문분야를 소개하는 '리버스 IR' 방식을 도입, 이에 적합한 창업자들이 참여해 일대일 미팅을 진행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강 단장은 "일회성 행사보다 일대일 미팅 성사 확률이 높아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NU IR클럽은 총 30회 열렸고 137개 기업이 참여했다. 반도체·로보틱스·바이오·헬스케어 등 특화분야 중심의 클로즈드 IR도 4차례 진행돼 38개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연결됐다. 이와 함께 6개 액셀러레이터(AC)와 협력해 3개월간 집중 멘토링을 제공한 '빅스케일업'(Big Scale-up) 프로그램을 통해 6개 기업이 40억원의 직접투자를 유치했으며 전체 참여기업 기준으로는 100억원 규모의 후속투자가 이어졌다.
강 단장은 올해 창업지원단 운영방향을 한층 정교화할 계획이다. 핵심은 창업단계를 '예비·초기창업'(티어1 시드그룹)과 '성장창업'(티어2 그로스그룹)으로 이원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
올해부터는 AC뿐 아니라 벤처캐피탈(VC)까지 참여하는 협력 프로그램(트랙 A~E)을 운영해 창업기업들이 시리즈A·B단계까지 원활하게 투자를 이어가도록 지원한다. 동시에 글로벌 대·중견기업과 창업지원기관의 연계를 강화해 성장기반도 넓힐 방침이다.
강 단장은 "창업 초기에는 비즈니스모델 정립이 중요하지만 2년 이후에는 투자유치가 필수"라며 "국내 주요 투자사들과 연계해 트랙별로 4~6개팀을 선발하고 단계별 특화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최종 10개사를 'SNU 라이징 스타트업'으로 선정, 집중육성할 계획이다.
창업지원단은 서울대병원을 보유한 서울대의 강점을 활용해 바이오분야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강 단장 역시 신약개발 스타트업 '클리켐바이오'를 공동창업해 미국 보스턴으로 진출을 준비하는 만큼 후배 창업가들에게 팀 빌딩과 글로벌 전략을 적극 조언한다.
그는 "교수들은 훌륭한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될 수 있지만 모든 교수가 좋은 CEO(최고경영자)가 될 수는 없다"며 "기술이 시장에서 꽃을 피우려면 비즈니스모델을 정교화하고 조직을 이끌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력을 갖춘 교수창업팀에 역량 있는 전문경영인을 연결하는 모델을 강화하고 있으며 팀워크 형성단계부터 학교가 코칭과 매칭을 지원해 기업 성장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지원단은 CES와 같은 국제 무대에서 동문 기업들이 홍보 부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본과 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재무·회계 및 현지 네트워크를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강 단장은 "과거에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스타트업이 국가의 미래를 먹여 살려야 한다"며 "우리나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을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날이 오도록 서울대가 리더 역할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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