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개정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를 활용하는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사에 대해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운용사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개정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확산이 더딘 사용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의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모태펀드는 벤처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5년 도입된 정책펀드로 민간 벤처펀드 조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 올해 역대 최대인 1조6550억원(추경 포함)의 예산이 편성됐다.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운용사 선정 시 표준계약서 활용 확약서를 제출한 투자사에 대해 가점을 줄 예정이다. 아울러 중기부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TIPS(팁스)를 운영할 때도 사업 지침에 표준계약서를 명시해 활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팁스 운영사는 일반 팁스 144곳, 스케일업 팁스 83곳이다. 주요 VC와 AC(액셀러레이터) 외에도 대·중견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신기술금융사, 대학기술지주, 공공·준공공기관, 출연연 기술지주 등이 포함돼 있다. 일부 중복을 감안하더라도 200여곳이 넘는 투자기관이 개정된 표준계약서를 쓰게 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투자계약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고 표준계약서를 쓰자고 요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투자사들이 상환권과 인센티브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찾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 6월 30일 스타트업의 회계 부담을 줄이고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계약서(SPA)와 주주간계약서(SHA) 분리 △투자 라운드별 집합적 동의방식으로 개선 △RCPS(상환전환우선주) 대신 CPS(전환우선주) 중심 계약 활용 △전환권 리픽싱 가정평균 방식 기본 △IPO(기업공개) 강제조항 완화 등을 담은 표준계약서 개정안을 3년만에 내놓은 바 있다.
중기부는 표준계약서 개정안의 빠른 확산을 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홍보와 함께 VC협회, AC협회, 엔젤투자협회 등 협단체를 중심으로 교육·연수 등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개정안 홍보 활동에도 여전히 신규 투자 계약에서는 RCPS가 대세를 유지하는 등 기존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 이에 '모태펀드 인센티브'라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표준계약서 확산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한 VC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역량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이라 본평가 항목으로 순위가 나뉘는 게 쉽지 않다"며 "소수점 몇자리 싸움에서 가점 1~2점이 당락을 뒤짚는만큼, 가점이 주어진다면 굉장히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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