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율주행車 기술 개발'과 '스마트폰 트라우마'

박상빈 기자
2015.05.19 11:26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자동차가 핫이슈다. 세계 곳곳에서 2010년대 후반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퀀텀점프'(대약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14일 경기 화성시 소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교통안전연구원과 서울대,현대모비스등 산학연 기관 14곳이 수행한 '첨단안전장치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연구의 시연회가 열렸다.

승용차 자동비상제동장치, 차선유지지원장치, 상용차 자동차안정성제어장치 등 연구가 완료된 3가지와 2017년 완성될 '자율주행 안전기술' 등 4가지 기술이 소개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스스로 신호등을 인식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처음 시연됐다.

시연회는 향후 국내 자동차 업계가 연구개발할 자율주행 기술의 '표준'이 공개된 자리 뿐 아니라 산학연이 함께 과제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시연회에 이어진 전문가 세미나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계자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그런데 이러한 열기 속에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을 언급했다. '없었던' 스마트폰이 이제 삶의 필수 존재가 된 것처럼 자율주행차 역시 미래에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혹자는 다른 이유로 "스마트폰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2007년 첫 출시됐지만 2009년 말이 돼서야 국내 출시된 '애플 아이폰'의 충격을 떠올리면서다. 이제는삼성전자와LG전자가 '패스트 팔로워' 전략 대신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지만 'IT(정보기술) 강국'을 송두리째 흔든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은 듯 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거듭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둔 세계적 연구 열풍에 뒤쳐지지 않았고, 향후 연구개발도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였다. 수년 소요될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는 동안 '최종' 기술을 완성할 것이라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득 '안주함'을 느낀 것은 왜일까. 자신감과 달리 국내 기술력은 그때의 아이폰처럼 압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의 현재 기술력이 차량 조향과 가·감속 등을 통합 제어할 수준으로,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확보된 구글과 벤츠 등의 기술력에 못 미친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업체들과 각 정부는 현재 '독보적' 선두가 없는 '이 미래 먹거리'를 두고 경쟁중이다. 향후 어느 국가나 업체의 기술력이 압도적인 결과를 내놓는다면 시장이 좌지우지될 가능성도 크다.

그때의 '스마트폰 트라우마'가 남아있다면 "지금은 다르다" 말하는 대신 기술 경쟁에서 치고 나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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