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양손잡이 기업' 성공하려면?

김정주 기자
2015.06.22 06:10

[창간기획]총수 결단력·별동대 기획력 사이 절충과 조화가 관건

총수에게 집중된 한국 기업들의 의사결정 구조는 강력한 실행력과 무모한 모험정신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인다. 신사업에 대한 실패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도 오너경영의 장점이다.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기업문화는 양손잡이 경영의 성공열쇠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이 과도하게 한 쪽으로 치우칠 경우 경영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함정이다.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몰락한 웅진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웅진그룹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했지만 재무구조가 열악한 극동건설이 2012년 부도를 내면서 그룹 해체 수순을 밟았다. 총수에 집중된 의사결정구조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한국식 황제경영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양손잡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존 조직과 차별화된 조직을 만들어 평가·보상 시스템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오른손잡이 조직과 별도로 신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탐색 작업을 실시하는 왼손잡이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양성과 개방성, 유연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돌격 앞으로 식의 일사분란함을 강조하는 군대식 기업문화는 효율성을 높이기엔 최적이나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 내기에 알맞은 조직은 아니다"라며 "별동대를 조직해 신사업 아이템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보상 시스템을 적용할 때도 긴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성과 평가기간을 1년이 아닌 3~5년으로 길게 잡고 성공했을 경우 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식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장성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도록 재촉해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기존 사업에 기여하도록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손잡이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양손잡이 조직을 운영하는데 유리한 조직문화를 갖췄다고 말한다. 실패 확률이 높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총수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기업 총수나 힘 있는 중책이 왼손잡이 조직을 관리하면서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격려해야 혁신을 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 연구위원은 "한국처럼 오너중심의 기업문화에서는 총수의 의지만 있다면 3~5년의 임기를 갖고 기업을 경영하는 전문경영인체제보다 왼손잡이 모델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패 위험이 큰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총수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