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서의 철수 계획은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AVK)는 2015년 9월 '디젤 게이트'가 터진 후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오자 이런 입장을 견지해왔죠.
그런데 이 조직의 사령탑이던 요하네스 타머(Johannes Thammer) AVK 총괄사장 귀하는 개인적으로 이달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한 달 앞서 독일로 '철수'했더군요.
그리곤 지난 19일 대한민국 법정에서 예정됐던 배출가스 조작사건 관련 첫번째 공판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건강 악화를 사유로 들었지만, 여러 정황상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세계 1위를 다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역이 설마 안돌아 오겠어"라며 믿고 비즈니스 목적의 출국을 허용해 줬던 듯합니다.
검찰과 재판부는 물론 AVK 관계자까지 모두가 재판 불출석에 당황해 하는 반응이더군요.
그러나 이렇게 불출석이 계속되면 타머 사장이 30년 넘게 몸담아 온 브랜드, 그리고 4년 반 가까이 이끌어 온 한국법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더욱 냉랭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우디·폭스바겐을 한국 '빅3' 수입차 브랜드로 성장시켜오다, 갑자기 미국발 디젤게이트라는 역풍을 맞아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 시장은 어느 국가보다도 피해 보상에 대한 역차별 여론 반발이 컸고 국정감사 증인 출석, 환경부 조사, 검찰 수사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피로가 누적됐을 겁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해외사업은 해당 현지 시장의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오해를 풀 게 있으면 현지 사법체계하에서 정정당당하게 반론을 펼치면 됩니다.
그게 개인의 명예나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입니다.
타머 사장은 누구보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깊은 '아우디·폭스바겐맨'이라 들어왔습니다. AVK는 판매정지 조치가 이뤄진 지 어느새 1년이 됐고, 지난달 한국 판매량은 '제로(0)'로 추락했습니다. 앞으로 재인증, 소비자 신뢰 회복 등 갈 길이 멉니다.
독일에서 다시 한번 타머 사장과 함께 해 온 AVK 임직원들, 딜러사들, 한국 소비자들, 그리고 브랜드를 떠올려 보며 어느 게 옳은 길일지 고심해 보십시오. 재판 불출석 사유인 건강도 회복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