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차관님, 어디가셨나요?

강기준 기자
2017.11.08 05:30

지난달 24일, 한국기계전 개막식이 열리는 일산 킨텍스.

오전 일찍 행사장에 도착하니 행사를 주최하는 담당자들의 당황한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과거 산업부 장관이 참석하던 행사였지만, 개최 몇일전 차관 참석으로 바뀌었다가 전날 밤이 돼서야 다시 국장급이 참석한다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있었고, 한국기계산업진흥회장이자 두산중공업을 이끄는 정지택 부회장이 행사 호스트로 백운규 장관을 단독으로 접견할 기회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국무회의 때문이었다면 산업부 주최 행사인 만큼 행사를 장관이 참석 가능한 날 미뤘을 행사였다.

백 장관은 지난 9월에는 산업부 주최로 열리는 에너지플러스 전시회 참석을 이유로 대한상의 초청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날 국무회의를 이유로 불참을 했다면 차관이라도 왔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업계의 목소리였다. 몇 시간뒤, 백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하고 신규 원전 6기에 대한 백지화 소식을 전했다.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였던 백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로 불린다. 새 정부의 탈원전 구상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수립도 그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관은 탈원전 대신 원전 수출을 돕겠다고 밝혔지만 지난달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에너지 각료회의에도 불참했다. 국정감사 참석이 이유였다. 하지만 정부의 원전 수출 의지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신규 원전 수주 백지화로 인한 매출 차질의 대부분을 해외 원전 수출로 메꿀 계획이다. 정부의 도움과 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다.

원전업계는 정부의 로드맵 발표 뒤 아수라장이다. 국내 원전 건설이 없어지면 기자재 업체 등 인프라가 약화될 수밖에 없어 원전 수출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당사자들을 만나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비전문가들의 선택에 맡긴 탈원전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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