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말을 맞아 수입차 업계 고위 경영자들을 만나면 으레 내년 전망을 물어본다. 그러면 가장 많이 들려오는 관심사가 바로 '아우디·폭스바겐의 귀환'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AVK)는 지금 당장은 존재감 '제로'지만, 불과 2년 전 만해도 수입차 업계의 절대 강자였다. 복귀 시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수입차 선도 브랜드 그룹인 '빅4' 안에 아우디·폭스바겐 두 브랜드가 늘 올라있었다. 둘을 합치면 위력은 더 컸다.
국산차와 가격 차가 크게 안나는 폭스바겐의 경우 한때 현대·기아차까지 따라잡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기세등등했다.
그런데 2015년 말 '디젤 게이트'가 판도를 완전히 흔들었다.
정부 조사 이후 지난해 7월 서류 인증 위조 등의 혐의로 대한민국 환경부로부터 판매정지 조치가 이뤄졌다. 개점휴업 상태가 1년 반 이어지는 동안 수입차 3위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투톱'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동급 아우디의 수요층을 흡수하며 더 비대해졌고, 3위 자리를 놓고선 후발주자 미국(포드)·일본(토요타)·영국(랜드로버) 브랜드들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물론 AVK도 철수설을 견디며 와신상담해왔다. 기존 수장들은 일제히 교체됐고, 신규 인증절차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폭스바겐은 '뉴 비기닝' 프로젝트를 펼치며 내년 국내 시장 복귀를 예고하고 나섰다. 카카오와 협력해 새로운 온라인 판매 방식 도입도 준비 중이다. 아우디도 지난달 '조용히' 스포츠카 R8 쿠페를 출시했다.
평택 PDI에 묶여있는 이 회사 재고차량이 40% 파격할인 판매될 것이란 소문도 여전히 뜨겁다.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어떤 식으로든 처리해야 할 문제여서 관심이 식지 않는다.
당국이 법적으로 인증을 한다면 복귀 수순은 당연하다. 그러나 판매 재개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간 한국 시장에서의 적폐, 즉 오랫동안 쌓여 온 폐단을 완전히 청산하는 작업이다.
AVK는 현지 정부의 법규 준수 미비와 소통 부재, 미국 등 타 선진국 소비자와의 보상 차별 논란 등이 지난 2년간 끊이지 않았다. 여전히 국내에서 디젤 게이트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기소된 전임 최고경영자들은 불출석으로 일관해 그룹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한국 소비자들도 2년 전의 그들이 아니다. 내부 개선과 지역 사회에 대한 헌신 없이 보여주기식 사과만 한 채 다시 '장사'에 열중한다면, 과거의 영화를 되찾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