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만으로는 청정하고 경제성있는 수소에너지로 전환을 이룰 수 없습니다. 기술과 규제, 목적의식에서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지난 23~25일 중국 루가오시에서 열린 국제 수소 학회 및 전시회인 'FCVC 2018'에서 단독으로 만난 피에르-에티엔 프랑 에어리퀴드 수소사업부문장(부사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프랑스 에어리퀴드에서 수소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이 탈(脫)탄소 및 세계 에너지 전환을 위해 만든 수소위원회(Hydorogen Council)의 공동 사무총장도 맡고 있다.
프랑 부사장은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회의에서 핵심 국가들은 수소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며 "이후 나온 '도쿄 선언문'은 국가간 협력에서 굉장히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선언문에 따라 각 국은 수소 기술 관련 규제, 규약, 기준을 단일화하고 협력키로 했다. 그는 "수소 관련 공통의 규제와 인센티브, 교육이 필요한데 이러한 규제 및 규약, 기준, 수소 인프라스트럭처, 타산업과 융합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들이 협력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쿄 선언문 이후 남은 숙제 중 하나는 민간투자 유치"라며 "아직까지 수소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시장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도록 민간투자 유치가 가능한 환경을 다른 국가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수소 학회와 동시에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선 주요 20개국(G20) 예비 회의로 수소에너지 장관급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선 정승일 산업부 차관이 참석했다.
프랑 부사장은 지난 23년간 에어리퀴드에서만 근무했다. 미래기술사업 총괄 등을 거쳐 현재는 수소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에어리퀴드 전체 사업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10%다.
그는 "수소사업부문은 과거에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현재 에어리퀴드의 차세대 핵심 사업"이라며 "'Creative Oxygen'(창의적 산소)라는 에어리퀴드사의 슬로건이 나중에 'Creative Hydrogen'(창의적 수소)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 시내에서 2시간 동안 '넥쏘'를 운전해봤다"며 "'넥쏘'는 파괴적인 혁신을 이룬 차이고, 최첨단의 매우 편한 좋은 차인데다 경제성도 좋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수소경제의 선두주자로 수소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80만대, 수소충전소 600개 구축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에서 현대차의 프랑스 수출 1호 수소전기차 ‘넥쏘’를 시승하고, 파리 도심 수소충전소를 찾기도 했다. 프랑 부사장도 문 대통령과 함께 현장에 있었다.
현대차는 문 대통령 프랑스 방문에 맞춰 에어리퀴드 등과 오는 2025년까지 5000대의 승용 및 상용 수소전기차를 공급하는 내용이 담긴 '수소전기차 및 충전소 보급확대'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프랑 부사장은 "문 대통령이 파리 중심가에 있는 에어리퀴드 충전소를 방문했을 때 기뻤다"며 "운전자 스스로 충전하는 충전소(unattended station)를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수소 도시의 충전소는 '다른 사람이 충전해주는 방식(attended)'보다는 '운전자 스스로 충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충전소는 정해진 안전 시스템에 따라 스스로 작동하는(process-regulated) 자동화 시스템이므로 다른 사람이 충전해주는 방식이 스스로 충전하는 것 보다 더 안전하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프랑 부사장은 아울러 "수소충전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부를 수 있는 온콜(on-call)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인건비를 높이는 유인 충전소 모델을 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수소의 적정 가격은 1㎏ 당 10유로(약 1만3000원)가 적당하며 수소 충전 방식은 기체, 액체, 고체 모두 가능하므로 앞으로 어떤 방식이 주가 될지 봐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