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전기차 전환을 멈추는 전략은 필요가 없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2월 개최한 '2025 기아 EV데이'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 그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아의 전동화 전환 전략은 유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약간의 속도 조절은 있겠지만 기아는 지속적으로 전동화 전환을 위해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송 사장의 자신감은 꾸준히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기아는 올해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에 자사 전기 SUV EV3의 이름을 올렸다. WCOTY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럽 올해의 차(COTY)'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특정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다른 두 상과 달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최소 2개 대륙에서 연간 1만대 이상 판매한 신차에 후보 자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더 큰 상으로 평가받는다. EV3는 WCOTY 외에도 '2025 영국 올해의 차', '2025 핀란드 올해의 차', '2025 덴마크 올해의 차', '2025 세계 여성 올해의 차' 컴팩트 SUV 부문, 영국 '2024 탑기어 어워즈' 크로스오버 부문, 독일 '2024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4만 유로 미만 최고의 차 부문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기아는 대형 전기 SUV EV9으로 WCOTY를 수상했다. 2년 연속 수상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아가 EV3로 만들어낸 수상 릴레이가 지난해 EV9의 수상보다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EV3는 기아의 콤팩트 SUV로 첨단사양을 탑재했음에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EV9과 비교해 수요자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수 있는 모델로 꼽혔고, 이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여러 상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송 사장도 EV3의 WCOTY 수상에 "EV3가 동급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고객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했다.
EV3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5065대가 팔리며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2만 5550대)보다 31% 증가한 3만 3482대로 집계됐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임에도 전기차의 판매량이 늘어난 데에는 EV3의 역할이 컸다는 지적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한차례 부도까지 났었던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회사로 성장했다. 할인으로 판매량을 늘린 것이 아니라 품질, 디자인 등의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기아가 2023년(11.6%)과 지난해(11.8%)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기아가 눈앞에 있는 각종 위기와 캐즘을 극복하고 친환경차 시대를 앞당기기를, 그래서 세계인의 브랜드로 거듭 나고 길 수 있기를 국민들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