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 시스템에 최적화된 '통합 강재 솔루션'을 수립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습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현대제철 판교오피스에서 만난 안상우 현대제철 산업강재영업사업부장(상무)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확보가 중요해지며 국내 철강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뼈대부터 열연, 냉연 등 내부에 들어가는 부속품,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모두 강재가 들어간다"며 "2030년까지 전력 인프라 산업에서 140만톤 이상의 철강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현대제철이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데이터센터, ESS, 송전탑 등 세 가지를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고 30~40여명 규모의 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TF장이기도 한 안 상무는 "개발 파트에서는 연구소 조직도 함께하고 있다"며 "1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했다.
TF는 국내 유일하게 판재류부터 봉형강까지 전력 인프라에 들어가는 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회사의 강점을 앞세워 '토탈 패키지 전략'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다. 안 상무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아직 개화하는 단계인 만큼 한발 앞서 표준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며 "가령 100㎿(메가와트), 50㎿ 등 규모에 따라 패키지 모델을 구성해 고객이 원하면 이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와의 협업도 논의 중이다.
안 상무는 "향후 데이터센터와 함께 ESS 시스템에 들어가는 소재도 통합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며 "기존 철강 산업이 가진 수요 시장이 많이 무너진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인프라 측면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올 4분기부터 제안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인천 서구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한 H형강 등 철강재를 공급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전략적 프레임워크 협약(SFA)'을 체결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WS 데이터센터에 제품 공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 상무는 "북미 지역에서 현대제철처럼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미국 철강 기업 뉴코어 정도"라며 "뉴코어도 건설이나 설계 부문에서 계열사 등 관련 협업 구조가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현재 운영 중인 TF를 상시 조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현재 봉형강 매출에서 약 3%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용 비중을 향후 6%까지 확대한단 목표다. 봉형강은 데이터센터 관련 강재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제품으로 꼽힌다.
관련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안 상무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공급 문의가 체감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철강, 형강 등 기초 건설 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제품 수출량을 늘리고 있고, 특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시스템 부품 제조업체들에서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