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줄일 수밖에요"…최저임금 인상에 외식업계 '멘붕'

김소연 기자
2017.07.16 16:58

월세도 버거운데 인건비까지 비용부담 커…"한국에선 자영업자가 봉,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역차별 말아야"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1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형권 차관은 "최저임금 인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초래된 영세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대해 정부가 최대한 책임진다는 자세로 모든 부처가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안되면 직원을 줄이는 수밖에요. 매장 임차료와 원자재값도 버거운데 인건비를 더 올려줘야 한다면 저희 같은 영세 상인들은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제11차 전원회의'에서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월 209시간) 157만3770원이다.

인상액은 106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고, 인상률 16.4%은 2001년(16.8%) 이후 최대 폭이다. 지난 2016년 최저시급이 6030원으로 8.1%, 2017년 6470원으로 7.3% 인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수치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현실화하면서 앞으로도 비슷한 폭의 임금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장기 불황에 따른 외식업 침체에 인건비 부담까지 떠안게 된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벌써부터 곡소리가 나온다. 인건비 때문에 인력을 줄이다, 결국 줄폐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A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외식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인건비가 올라가면 결국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일자리를 줄일 수 밖에 없다"며 "가격은 못 올리게 하면서 온갖 규제만 적용되는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냐고 하소연하는 가맹점주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프랜차이즈 영업시간 제한 등 방안이 포함돼 있는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대부분도 퇴직 후 소자본으로 창업한 자영업자"라며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취지는 좋지만 시장에 이분법 논리를 적용해 역차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리 과정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려운 치킨, 중국집, 피자 등 배달형 외식업체의 경우 임금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B업체 관계자는 "치킨은 굽고, 튀기는 등 업무가 고된 만큼 현재도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높은 7000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이번 인상 결정으로 내년부터는 시간당 9000원 이상은 지급해야 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직원 임금 역시 현재 월평균 200만원에서 앞으로는 2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높아져 결국 '인건비 싸움'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단 최저시급을 16% 이상 올려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인건비 1만원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는 것도 부담요소로 지적됐다.

C업체 관계자는 "올해로 그치지 않고 내년과 후년에도 계속 최저 임금이 오른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대부분의 가맹점주들이 매출의 10% 이상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고정비가 더 늘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D업체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인건비를 높이려면 음식도 제 값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소비자가격 인상은 틀어막고 자영업자들의 비용 부담만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선 자영업자가 말 그대로 봉"이라며 "월세에 인건비까지 고정비 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무늬만 사장들에게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너무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외식업계 과당경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 수익이 나지 않는 매장이 자연스럽게 줄어 현재 지나치게 뜨거운 경쟁 구조가 해소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이 연평균 15.7%(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률) 오를 경우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올해 16.1%에서 2020년 20%를 넘어서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5%에서 1.7%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 인건비 비율이 유지될 경우 2020년까지 외식업 종사자 13%(누적 27만명)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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