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샤넬 매장 직원들 임금청구 소송…"꾸밈노동 인정하라"

박진영 기자
2018.11.01 11:33

직원 330여명, 사측 상대로 OT수당 청구 소송 진행…엄격한 그루밍룰 따른 꾸밈도 '노동'

샤넬코리아 유한회사(대표 스테판티에리피에르블랑샤르)의 전국 백화점 매장직원 334명이 사측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규정된 근무시간보다 30분 일찍 출근해 몸단장을 하는 '꾸밈노동'(그루밍) 시간에 대한 추가수당 지급을 요청했다.

1일 샤넬코리아 유한회사 노동조합은 전국 백화점에서 샤넬 화장품을 판매하는 매장 직원 334명이 지난해 10월 사측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오는 2일 6차 공판이 진행된다.

직원들은 사측을 대상으로 각 원고(직원)에게 3년간 초과근무 수당인 500만원씩을 지급하고 연 15%에 해당하는 연체 이자를 지급할 것을 청구했다.

직원들은 샤넬코리아가 취업규칙과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30분 조기출근을 사실상 강제하고 이에 대한 추가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측 취업규칙에 따르면 샤넬 백화점 매장 직원들의 정규 근무시간은 근로기준법 제 50조에 따라 매주 40시간으로, 회사가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 한 하루의 근무시간은 1시간의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6시30분까지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샤넬코리아 측이 매월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자체 꾸밈 규칙인 '그루밍 가이드'를 엄격하게 적용한 메이크업, 헤어, 복장을 9시30분까지 갖추게 해 9시 출근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샤넬은 화장품업계에서도 자체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 관리를 위해 직원들에게 그루밍룰을 엄격하게 지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매월 매장직원에게 메이크업 주요 제품을 이용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정해준다.

지난달 말 샤넬 화장품 전국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꾸밈노동 초과근무 시간과 수당 미지급을 인정하라는 매장 내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샤넬코리아 노동조합

예컨대 이들은 '000 아이섀도우'를 활용해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을 표현하고 립스틱은 '000'를 사용할 것, 네일의 경우 지정하는 3가지 색상을 알려주고 2가지 컬러를 교차로 발라 연출하거나, 한가지로 임팩트있게 표현하라거나 하는 식이다. 헤어스타일 외에도 사용할 향수까지 지정하고 배지 및 크로스백 착용 여부, 크로스백에 소지할 제품까지 지정하기도 한다.

한편 사측은 "노조의 주장 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답변서를 제출했다. 샤넬코리아 유한회사는 "30분 전에 출근해 9시30분까지 그루밍가이드에 따른 메이크업, 액세서리를 착용 완료하라고 지시한 바 없다"며 "9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메이크업, 개점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외 근로를 했고, 회사가 9시 출근을 지시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샤넬 백화점 직원들은 현재 매달 꾸밈노동에 들어가는 시간에 대한 초과근무 수당 신청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백화점 직원들은 지난달 말 전국 매장에서 "OT수당을 지급하라"는 피켓 시위를 펼쳤다.

김소연 샤넬코리아 유한회사 노조위원장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해 그루밍룰에 따르고 있는데 꾸밈 노동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회사 제품을 이용해 빈틈없이 메이크업, 네일관리 등을 관리하고 이에 따라 사실상 조기출근이 불가피한 것을 회사가 알고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샤넬 노조 측은 올해 초에도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을 요구하는 파업을 진행했다. 당시 사측과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인상률 간극이 0.3%포인트에 불과해 이를 월급으로 환산했을 때 인당 '6000원'꼴로, '6000원 투쟁'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지난달 말 샤넬 화장품 전국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꾸밈노동 초과근무 시간과 수당 미지급을 인정하라는 매장 내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샤넬코리아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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