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프트뱅크, 쿠팡 기업가치 30% 낮춰…투자유치 먹구름

김태현 기자
2018.11.15 04:22

대규모 적자·치열한 경쟁에 발목 잡혀…안주인 많아져 실적 압박 거세질 전망

소프트뱅크가 자사가 투자하는 펀드에 쿠팡 지분을 매각하면서 쿠팡의 기업가치를 30% 하향 조정했다. 2015년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3년 만이다.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쿠팡의 향후 투자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쿠팡은 현재 적자 규모 축소 등 경영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규모 적자·치열한 경쟁에 발목 잡힌 쿠팡=14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쿠팡 지분 전량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7억달러. 2015년 투자 당시 10억달러였던 지분가치가 30% 떨어졌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기업의 실적과 현 업계 상황 등을 고려해 지분가치를 재산정했다"며 "개별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까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누적된 쿠팡의 대규모 적자가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이후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3년 간 누적 적자만 1조7510억원이다.

결국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쿠팡은 올해 초 블랙록·피델리티·웰링턴 등 해외 투자기업으로부터 2억3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하며 겨우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내 이커머스 환경도 쿠팡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사업 강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 유통업체와 비교해 쿠팡은 자금적 여유가 없다"며 "그동안 마진을 적게 가져가 가격을 낮추고, 점유율을 늘려왔지만,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주인 많아진 쿠팡…실적 압박 거세지나=쿠팡 지분이 소프트뱅크에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넘어가면서 경영 실적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해 조성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투자 펀드로 투자금만 917억달러에 달한다.

출자 구성비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48.4%), 소프트뱅크(30.1%), 아부다비(UAE) 무바달라개발공사(16.1%) 순이다. 그동안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대규모 적자를 감내해 왔지만, 나머지 투자자들도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펀드 내 다양한 투자자들이 있는 만큼 수익률이나 펀드 운영 철학과 관련해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며 "기업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별다른 실적 개선 없이 투자를 이끌어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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