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송도 로켓, 적자도 로켓'…쿠팡의 딜레마

김태현 기자
2019.05.08 17:10

['한국의 아마존 vs 적자폭탄', 쿠팡의 종착점은]①작년 1조원 적자 쿠팡, ‘미래위한 투자’ vs ‘영업전략 실패’ 의견 엇갈려

[편집자주] 주부들이 남편 없이는 살아도 온라인쇼핑 없이는 못산다는 시대. 국내 최대의 e커머스업체 쿠팡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억 달러의 새로운 실탄을 수혈한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며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배송전쟁을 주도하는 쿠팡식 경영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매출액 4조4228억원, 영업적자 1조970억원' 국내 최대의 e커머스업체인 쿠팡의 지난해 성적표다.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미래 투자의 결과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사실상 실패한 사업모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듯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는 우선 그동안 쿠팡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을 주도하며 판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가 없는 만큼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실제 쿠팡은 2014년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물류 혁신을 주도했다. 대규모 할인을 통해 e커머스업체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백화점까지 유통시장 전반의 가격경쟁을 촉발했다.

또한 쿠팡은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을 대규모로 직접 고용하고, 일반인 대상 배송일자리인 '쿠팡플렉스'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확산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쿠팡맨은 4200명, 쿠팡플렉스 등록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쿠팡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드라마틱한 실적추이는 쿠팡 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로켓배송을 선보인 2014년 3485억원이었던 쿠팡 매출액은 이듬해 1조1337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다. 2016년 68%, 2017년 40%, 2018년 6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에는 매출액 4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매출액이 늘어난 만큼 적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4년 1215억원이었던 영업적자는 2015년 5470억원으로 4.5배 늘었다. 지난해에는 1조원을 넘었다. 불과 5년 사이에 적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

쿠팡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쿠팡이 e커머스는 물론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는 점에 주목한다. 기존에 볼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하 SVF)라는 든든한 자금줄을 등에 업은 쿠팡이 현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5년 안에 시장 지배적 위치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의 현 사업 구조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역부족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쿠팡은 물류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지만,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물류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1조 적자는 계획된 적자"라며 "기업이 꼭 수익을 내야하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모델에 따라서는 당장 수익을 내는 것보다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