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경제 제재를 발동하면서 여행업계 등도 덩달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일본 관광·상품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한일 양쪽 모두 탈(脫) 정치적 성향이 강한 20~30대 관광객 비중이 커지면서 당분간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5.6% 늘어난 753만8997명이다. 2000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해 4월까지도 264만 7400명이 일본을 방문했다. 전년대비 4.4% 감소한 수준이지만, 이는 동남아 등 다른 국가로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한국에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역시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94만8527명의 일본인이 한국을 찾았다. 전년대비 27.6% 가량 늘었다. 올 5월 한 달 기간 동안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전년동월대비 26% 증가한 28만6273명이었다. K-POP, K-Food 등 한류에 관심이 많은 20대 이상 일본인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에 따라 대(對)일본 여행수지(유학수지 포함)는 지난해 -34억달러로 전년(-34억6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우리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시행하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한다' 등의 글이 올랐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일본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당장 일본 여행 수요에 큰 타격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동향 체크를 계속 하고 있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다"며 "그간 일본과의 정치적 이슈 등 문제가 있었지만 계속 여행객이 증가 추세고 이번에도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단체 여행객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일본과 정치·외교적 문제가 벌어질 때 공무원, 기업, 학생 단체 방문객이 줄어들긴 했지만, 개별 여행객까지 줄어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역시 환율과 북한 위험성 때문에 한국 여행을 꺼리는 경우는 있어도 양국간 정치·경제적 이슈가 큰 고려 대상은 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THAAD) 보복 때는 워낙 중장년층·패키지가 많아 관광에도 큰 타격을 줬지만, 일본은 젊은 여행객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 이들이 우리도 보복하는 셈치고 여행가지 말자 이런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행 이외 일본 음식 불매운동도 온라인상에 확산되고 있다. 일본 가정식, 라멘집, 이자카야 등을 가지 말고, 아사히 등 국내 수입 맥주 1위인 일본 맥주도 사 먹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 보복 때도 칭따오 맥주 불매 운동이 벌어졌지만 정작 실제 매출에 큰 변화가 없어, 아사히 맥주의 인기도 크게 수그러들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