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체인'이 잇는 불닭·초코파이 신화[광화문]

최석환 기자
2025.03.13 05:50

'트럼프와 헌법재판소, 그리고 각종 사고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불안이 엄습해온다. 어느새 우리의 일상을 뒤덮은 돌출된 '키워드'들 때문이다. 이미 혼란스런 국내 상황과 미국발로 한밤중에 날아온 믿기 어려운 뉴스 탓에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공들여 다져온 삶의 루틴들에 균열이 생긴지 오래다. 여기에 뒤늦게 한파를 몰고왔던 꽃샘추위가 물러가면서 봄기운이 솟아나니 이번엔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마스크로 무장한 뒤 별탈없이 출근을 해도 매일 만나는 기업 관계자들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절박한 하소연을 듣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러다보니 가끔 눈길을 사로잡는 희망의 단서들이 가뭄끝에 찾아오는 단비처럼 반갑다. 'K'를 달고 공개되는 수출기업들의 성과가 그 중 하나다.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따른 국내 소비심리 위축, 고환율·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등 시장 전반의 부정적인 요인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라 더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닭볶음면'과 '초코파이'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누비고 있는 삼양식품과 오리온이다.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지난해에도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7300억원, 영업이익 3442억원, 당기순이익 2723억원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대비 각각 45%, 133%, 115%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2.4%에서 19.9%로 대폭 상승했다. 통상 식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기 어렵단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익성이다. 물론 해외에서 거둔 성과가 뒷받침된 결과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10% 포인트(P) 커진 77%에 달할 정도다. 주요국 사업부의 외형 성장률도 미국 140%, 중국 58%, 유럽 1024% 등으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주가도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주당 100만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오리온도 지난해 연결 매출(3조1043억원)과 영업이익(5436억원), 당기순이익(5332억원) 모두 전년 대비 6.6%, 10.4%, 38.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돌파한 건 창사 이 처음이다. 60%를 넘은 해외 매출 비중 덕에 내수 침체와 카카오·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견뎌낸 것이다.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요 해외법인별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중국 10.4%(2439억원), 베트남 14.4(1001억원), 러시아 15.0%(369억원) 등으로 돋보인다. 특히 국내 종합 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연 롯데칠성음료, 국내 시장 역성장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풀무원, 수출을 통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나면 호실적을 거둔 등도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을 업고 순항 중인 기업들이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밸류체인'으로 산업 생태계가 탄탄해지며 글로벌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는 K뷰티의 성장세를 보고 있으면 기대를 넘어 경이로울 정도다. 실제로 전세계 최고 수준의 화장품 R&D(연구개발) 인프라와 생산력을 갖춘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 아이디어와 마케팅력으로 똘똘 뭉친 인디·중소브랜드, 이들을 전세계 소비자와 연결시키며 국내·외 H&B(헬스앤뷰티) 유통채널과 시장을 이끌고 있는 'CJ올리브영', 미국·유럽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는 화장품 플랫폼 '실리콘투' 등이 만들어내는 협력체계는 그야말로 '동반성장' 그 자체다. 이를 'K뷰티체인'으로 이름 붙여 신성장 산업군의 새로운 모델로 널리 알리는 한편 K제조업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이 벤치마킹과 시너지 전략의 본보기로 연구해보길 제안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중소기업이 9만5000개를 돌파했다. 매년 1000~2000개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27년엔 수출 중소기업 10만개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도있게 'K뷰티체인'을 톺아보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키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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